사진제공|tvN

사진제공|tvN




‘코스피(KOSPI) 5000 포인트 시대’에 접어든 요즘, 시청자의 리모컨도 ‘여의도’로 향하고 있다. 그야말로 ‘기막힌 타이밍’이다.

tvN 토일드라마 ‘언더커버 미쓰홍’이 ‘이유 있는 선전’을 이어가는 배경도 결국 이 지점에 맞닿아있다. 유가증권 시장의 공기와 드라마의 소재가 딱 맞물린다는 점이다. 작품의 배경은 1990년대 말 IMF 외환위기 직전의 여의도 증권가로, 35세 엘리트 증권감독관 홍금보(박신혜)가 20세 말단 사원으로 위장 취업해 증권사 내부로 잠입해 비자금 흐름 및 주가조작 의혹을 추적한다는 내용이다.

‘주가조작·비자금’이라는 굵직한 금융범죄 축은 요즘 장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접속한다. 드라마는 오피스물이나 로코로 가볍게 흘러가지 않고 ‘돈의 흐름을 쫓는 서사’를 이야기의 추진력으로 삼는다.

“코스피 최고치” 같은 뉴스 헤드라인이 쏟아질수록 시청자는 차트, 작전, 내부정보, 리스크 같은 증권가 언어에 더 민감해지기도 한다. 드라마는 그 민감도를 ‘레트로’로 감싼다. 1997년의 회사 문화와 보고 라인, 위계 질서까지 고증해 긴장을 만들고 사건의 감정선은 현재의 투자 열기를 투영하기도 한다.



주인공의 위장취업 설정도 ‘재미를 위한 장치’로만 쓰이지 않는다. 박신혜는 엘리트 감독관인 홍금보에서 20세 말단 홍장미로 위장 침입해 스릴을 만들어낸다. 고경표는 사장 신정우이자 홍금보의 전 애인으로 의심과 압박, 심리전을 끌어내며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여기에 IMF로 대변되는 세기말 레트로 오피스, 금융범죄 스릴러, 티키타카가 돋보이는 로코(로맨틱 코미디) 문법이 한 덩어리로 섞인다. 무겁게만 가면 부담이고, 가볍게만 가면 설득이 무너지는 지점을 ‘속도감’으로 밀어붙인다. 극중 ‘예삐’로 불리는 내부 고발자 미스터리, 비자금 장부, 사주 일가의 권력 구도 축이 매회 결말의 ‘훅’으로 작동하며 다음 회차를 기다리게 하는 신의 한수가 되고 있다.

드라마의 인기는 자연스레 숫자로도 드러나고 있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닐슨코리아 집계 기준 6회 시청률은 유료플랫폼 전국 평균 8.0%, 수도권 최고 10.4%까지 치솟으며 자체 최고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OTT 넷플릭스의 대한민국 일일 톱10(플릭스패트롤 집계)에서도 ‘언더커버 미쓰홍’은 5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이 사랑 통역 되나요?’을 제치고 드라마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김겨울 기자 win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