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 양형모 기자]  드림시어터컴퍼니의 연극 어바웃 햄릿이 개막 첫 주말 공연 전석 매진을 달성하며 대학로 무대에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5월 28일 대학로 열린극장에서 막을 올린 이 작품은 제47회 서울연극제 공식 참가작이다.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새로운 시각으로 틀어 복수를 선택하지 않은 햄릿의 세계를 그린 창작극으로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이번 공연은 소극장 무대의 한계를 극복한 화려한 무대 연출로 입소문을 타는 중이다. 역동적인 안무와 배우들의 호흡이 돋보이는 군집 무대, 전쟁의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감각적인 레이저 연출이 눈길을 끈다. 10년 만에 새로운 제목과 각색으로 복귀해 개막과 동시에 연극계 관계자와 일반 관객의 시선을 붙잡았다.

작품은 ‘햄릿이 선왕의 복수를 완수하지 않고 권력과 안위를 선택했다면 어떻게 됐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극 중 중년의 햄릿은 오필리어와 결혼하고 숙부 클로디어스의 뒤를 이어 왕권을 물려받으려 한다. 오필리어 역시 거트루드와 함께 권세와 사치에 빠져 지낸다. 햄릿은 아들 햄릿 주니어를 권력 승계를 위한 무관으로 키우지만 주니어는 시와 문학을 사랑하는 인물이다.

군대를 마치고 돌아온 주니어의 환영 만찬에서 본격적인 사건이 전개된다. 햄릿의 숙적 레어티스는 만찬에 광대를 매수해 선왕의 복수를 다룬 극중극을 꾸민다. 이를 본 클로디어스의 심기가 불편해지자 햄릿은 오해를 두려워해 광대를 처형하고 주니어는 큰 충격에 빠진다. 이후 주니어는 선왕의 죽음과 아버지의 선택을 알고 고민하다 적국의 도발로 전투에 참여하게 된다.

작품은 고전의 인물과 이야기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했다. 원작과 달리 진실을 알고도 외면한 채 체제의 일부가 된 인물을 전면에 내세웠다. 두려움과 욕망, 자기합리화가 인간을 무너뜨리고 다음 세대에 비극을 전하는 과정을 무대에 펼친다. ‘잘 먹고 잘사는 것이 좋은 햄릿’이라는 관점을 통해 현대 사회 권력층의 부조리를 매섭게 풍자한다.

연출과 각색을 맡은 정형석 연출은 “이번 작품은 연극의 고유성과 특성을 극대화한 시각적·청각적 무대 미장센과 소극장에서 보기 힘든 강렬한 몸짓의 에너지가 돋보이는 작품”이라며 “‘연극이 이런 거다’라는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만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첫 주 매진에 대해 “10년 전 실험극 콘셉트로 선보였던 작품을 새로운 스타일로 다시 선보이게 되었는데, 개막 초반부터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라며 “2주차 공연에서도 관객들이 연극의 진짜 재미를 느끼실 수 있도록 최고의 무대를 선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무대에는 무게감 있는 연기력의 중장년 배우진과 다양한 배역을 소화하는 앙상블이 오른다. 중년의 햄릿 역은 박기륭, 레어티스 역은 이성원, 햄릿 주니어 역은 오동욱이 맡았다. 클로디어스는 김정훈과 양권석, 오필리어는 김태희와 이란희, 거트루드는 김혜주, 광대는 이선영이 연기한다. 무희로 임유빈, 최지혜, 조서연이 나서며 앙상블은 허정환, 차태환, 공찬영, 최서연, 최정화, 신승비가 참여해 시너지를 낸다.

이번 공연은 6월 7일까지 대학로 열린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