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주는 軍이 아니라 눈물로 기억되는 軍될라”
경 기 평택시의 해군 제2함대사령부 장병들은 요즘 전우들을 잃은 슬픔과 함께 ‘두 동강 난 초계함’이 낳은 정신적 고통에 짓눌려 있다고 한다. 군 소식통은 28일 “2함대 고위 관계자로부터 ‘함대 지휘부부터 사병까지 천안함 침몰로 인한 패배감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단순한 사기 저하보다 심각한 현상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 해군 간부는 “현재 2함대 내에서는 대화를 하더라도 웃지 못하고 퇴근해서도 외출을 하거나 저녁을 제대로 먹으러 가지도 못하고 있다고 한다”며 “조용하다 못해 침울한 분위기 때문에 장병들이 힘들어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해군 작전사령부 고위 간부 출신의 예비역 장성은 “제2차 연평해전 때와 달리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당했다는 열패감과 적의 공격에 언제든 침몰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라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천안함 침몰로 군이 희망을 주는 군이 아니라 눈물로 기억되는 군이 돼버린 것은 매우 부정적인 현상”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2함대에 대해 국가적 차원의 격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천안함 침몰 이후 구조 과정에서 보여준 생존 장병들의 침착함과 용기를 부각시키고 격려해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예비역 장성은 “천안함 생존 장병들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들을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질 경우 군사적 조치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군사적 대응이야말로 군의 사기와 직결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의원인 김장수 전 국방부 장관은 “첫 전투에서 승리할 기회가 없었다면 패배에 대한 분명한 조치를 취해야 군의 사기가 올라간다. 평화는 구걸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기습은 막기 힘들다. 그러나 ‘너희가 기습하면 다른 데서 당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줘야 군의 사기가 올라가고 기습에 대한 억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