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간식 수령 거부는 상호존중 캠페인 거부…공개적으로 입장 밝혀야”
김미수 의원 “행정사무감사에 간식을 받는 것 자체가 문제 소지…향후 법적조치 할 것”
김미수 의원 “행정사무감사에 간식을 받는 것 자체가 문제 소지…향후 법적조치 할 것”
지난 11월 29일 노조 게시글. 사진제공ㅣ고양시의회 김미수 의원
고양시 공무원노동조합은 지난달 29일 공무원노조 게시글에서 “수년 동안 시 공무원 노조 주도로 진행된 ‘市 공무원과 시의회 간 상호존중 문화 정착 캠페인’이 시의회 특정 상임위원장의 독단으로 거부되고 끝내 무산됐다”며 특정인을 ‘저격’했다.
공무원 노조와 시의원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내용은 이렇다.
고양시 공무원노조는 매년 행정사무감사 기간동안 시의회 의원들에게 ‘간식 박스’를 전달해 왔다. 공무원 노동자와 시의회 간 상호존중 문화를 정착하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이다.
그런데 올해 문화복지위원회 김미수 위원장이 ‘간식 박스’를 거부했다. 이에 노조가 “간식 박스 수령 거부는 상호존중 문화 정책 캠페인을 거부하는 것이며, 의장단과 협의 없는 독단적인 행동으로 고양시 의회의 분위기를 해치는 일”이라며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미수 위원장은 “행정사무감사에 간식을 받는 것 자체가 문제 소지”라며 맞불을 놓아 논란이 될 전망이다.
김미수 위원장
김 위원장은 “공무원과 시의회의 상호 존중 문화 정착은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고 공감을 표한 뒤 “그러나 행정사무감사 기간 중 노조가 제공한 간식과 음료를 의원들이 받으면 상호 존중이 되고, 이를 거부하면 ‘공무원 노동자들에 대한 무시가 되어, 노동자들 위에 군림하겠다는 비상식적인 권위주의 발로’가 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행정의 잘못을 감사, 적발하고 시정 요구를 해야 하는 행정사무감사에 오히려 간식을 받는 것이야말로 문제의 소지가 있으며, 공무원들을 위해 행정사무감사에 편의를 봐주는 것은 노동을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108만 고양시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집행부를 감시‧통제하는 시의회의 직무유기라 생각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노조 게시판에는 마치 제가 간식 제공 거부를 주동, 의원들과 의장단 원내대표단을 무시한 채 위원장들과만 동조한 것처럼 글을 게시하였으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공식적이지도 않고 아무도 모르게 진행되어 기억에도 없는 간식 전달은 간식을 수령했는지, 거부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간을 정하여 정식으로 의장단 등과 협의하에 진행했어야 하며, 그것이 공정성도 인정받고 의미 있는 상호 존중 문화를 이해하는 과정일 거라 생각하기에 절차상의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공무원에 대해 “공무원들이 행정사무감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노력과 수고를 하고 진행 중에도 늦은 시간까지 고생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이 고양시민을 위한 꼼꼼한 행정이라고 생각하며, 의회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행정사무감사라는 중대한 시기에, 절차상의 공정성이 없고, 사실이 아닌 부분에 관한 내용이 공무원 게시판에 게시됨으로써 행정사무감사 자체의 공정성이 침해될까 염려스럽다”라며 “이에 대해서는 향후 법적 조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양ㅣ고성철 스포츠동아 기자 localk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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