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시스템’ 된 경기도 태그리스 결제… 이용률 0.05%·예산 32억 혈세 낭비 논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손명수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용인시을)이 경기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 시내버스 태그리스 이용률은 ▲2022년 0.19%, ▲2023년 0.2%, ▲2024년 0.1%에 그쳤으며, 올해 8월 기준으로는 고작 0.05%에 불과했다(질의 모습). 사진제공｜손명수 의원

경기도가 시내버스에 도입해 온 ‘태그리스(비접촉 대중교통 결제)’ 사업이 실질적 성과 없이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국토교통부의 늑장 대응이 사업 장기 표류와 혈세 낭비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손명수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용인시을)이 경기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 시내버스 태그리스 이용률은 ▲2022년 0.19%, ▲2023년 0.2%, ▲2024년 0.1%에 그쳤으며, 올해 8월 기준으로는 고작 0.05%에 불과했다. 2022년 2월 첫 시행 이후 3년이 지나도록 이용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한 셈이다.

이처럼 사실상 이용자가 거의 없는 ‘유령시스템’임에도, 경기도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총 32억 원의 예산을 태그리스 구축 사업에 투입했다. 현재까지 약 4,000대의 시내버스에 태그리스가 장착된 점을 고려하면, 버스 1대당 약 8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된 셈이다.

낮은 이용률의 주요 원인으로는 ‘광역 간 호환 불가’가 꼽힌다. 실제로 인천·서울 등 타 지역으로 이동 시 태그리스 결제가 작동하지 않아 승객이 다시 교통카드를 꺼내 결제해야 하는 불편이 발생하고 있다.

국토부는 2026년 30억 원의 예산을 확보해 시스템 호환 및 표준화 방향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으나, 업계에서는 표준화와 안정화까지 최소 3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게다가 표준화 이후 기존 장비와 시스템의 전면 교체가 필요할 경우, 또다시 막대한 혈세가 투입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손명수 의원은 “시스템 도입에 32억 원을 투입했지만, 국토부의 늑장 대응으로 사실상 혈세만 낭비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국토부와 경기도는 더 이상 땜질식 대응을 반복할 것이 아니라, 표준화 로드맵을 조속히 확정하고 기존 장비를 재활용할 수 있는 실효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장관섭 기자 localcb@donga.com


장관섭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