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나물 향 따라 걷고, 별빛 아래 머무는 4일…‘체류형 축제’로 지역관광 새 모델 제시
영양산나물축제 ‘영양 별이 빛나는 밤에’ 행사 홍보 포스터. 사진제공 ㅣ 영양군

영양산나물축제 ‘영양 별이 빛나는 밤에’ 행사 홍보 포스터. 사진제공 ㅣ 영양군


경북 북부 산골마을 영양이 봄의 절정을 맞아 다시 한 번 초록빛 향기로 물든다.

대한민국 대표 산나물 산지로 꼽히는 경북 영양군이 오는 7일부터 10일까지 4일간 ‘제21회 영양산나물축제’를 열고 전국 관광객 맞이에 나선다.

올해 축제는 단순히 먹거리를 소비하고 돌아가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아침부터 밤까지 자연스럽게 하루를 채우는 ‘체류형 축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산나물 미식 여행은 물론 체험 프로그램, 야간 공연, 문학예술 행사까지 연계하면서 지역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봄 여행 코스로 구성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축제는 영양문화원과 읍내 시가지 일원에서 열린다. 개막을 하루 앞두고 영양군은 방문객들의 동선과 시간 흐름까지 고려한 프로그램 운영 계획을 공개하며 “영양에서 하루 이상 머물며 즐기는 축제”를 강조했다. 특히 올해는 인근 주실마을에서 열리는 ‘제19회 조지훈 예술제’와의 연계를 통해 자연과 미식, 문학과 예술을 함께 경험하는 복합형 관광 콘텐츠로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산나물 향 따라 걷는 축제”…오전엔 여유로운 봄 미식 여행
축제장의 하루는 은은한 산나물 향으로 시작된다. 아침 시간 행사장을 찾는 방문객들은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 속에서 산나물 전시관과 특산물 판매 부스, 영상 콘텐츠 등을 천천히 둘러보며 영양의 봄을 체감할 수 있다.

영양은 일월산과 백암산 등 청정 산림 환경을 기반으로 다양한 산나물이 자생하는 전국적인 산나물 주산지다. 곰취와 참취, 어수리, 눈개승마, 두릅 등 향과 식감이 뛰어난 산나물이 풍부해 매년 봄이면 전국 미식가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지역 농가들이 직접 채취하거나 재배한 산나물을 선보인다. 단순 판매를 넘어 산나물 손질법과 보관 방법, 조리법까지 소개하면서 도시 소비자들에게는 ‘봄 식문화 체험’의 장 역할도 한다. 방문객들은 산나물 향을 맡으며 지역 농특산물을 살펴보고, 영양 특유의 산골 분위기를 느끼며 여유로운 오전 시간을 보낼 수 있다.

● 비빔밥·전·쌈요리까지…“같은 산나물도 맛이 다르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면 축제장은 본격적으로 활기를 띤다. 축제의 핵심 콘텐츠인 산나물 먹거리 부스에는 다양한 향토 음식이 차려진다. 산나물 비빔밥과 산나물전, 나물 쌈요리, 무침류 등 각양각색의 메뉴들이 방문객들의 입맛을 자극한다.

특히 올해는 ‘고기굼터’ 운영을 통해 산나물과 육류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향긋한 산나물과 고기의 조화가 색다른 미식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영양군은 같은 산나물이라도 굽고, 무치고, 찌고, 볶는 방식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진다는 점에 주목해 다양한 조리법을 선보이는 데 집중했다.관광객들은 단순히 음식을 먹는 데 그치지 않고 “봄 산의 맛을 입체적으로 경험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 직접 캐고, 만지고, 참여한다…체험형 콘텐츠 강화
오후에는 방문객 참여 중심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산나물 참여마당과 레크리에이션, 현장 이벤트 등이 마련돼 남녀노소 누구나 축제를 몸으로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단순 관람형 행사에서 벗어나 관광객 스스로 축제의 일부가 되는 방식이다.

특히 일월산 일원에서 진행되는 산나물 채취 체험은 이번 축제의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다. 참가자들은 자연 속에서 직접 산나물을 찾아 채취하며 영양의 산림 환경을 체험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는 생태 교육의 기회가 되고, 도시민들에게는 자연 속 힐링 경험이 된다.

영양군은 최근 관광 트렌드가 ‘보는 관광’에서 ‘경험하는 관광’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해 체험형 콘텐츠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축제를 넘어 ‘문학 여행’으로…조지훈 예술제 동시 개최
올해 영양산나물축제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문학예술 콘텐츠와의 결합이다. 축제 기간인 8일부터 9일까지 인근 주실마을에서는 ‘제19회 조지훈 예술제’가 함께 열린다.

영양군 주실마을 일원에서 개최되는 ‘제19회 조지훈 예술제’ 홍보 포스터. 사진제공 ㅣ 영양군

영양군 주실마을 일원에서 개최되는 ‘제19회 조지훈 예술제’ 홍보 포스터. 사진제공 ㅣ 영양군


청록파 시인 조지훈의 고향인 주실마을에서 열리는 이번 예술제는 ‘韓國의 시선’을 주제로 시 낭송과 문학 강연, 전국 백일장, 공연, 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진행된다.

가족 단위 관광객과 학생들에게는 단순 관광을 넘어 문학 감수성을 체험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산나물축제와 조지훈 예술제를 함께 즐기면 자연과 미식, 문학과 예술이 어우러지는 입체적인 여행 코스가 완성된다.

영양군은 “낮에는 산나물축제를 즐기고 하루 더 머물며 조지훈 예술제를 중심으로 여행 일정을 구성하는 것도 추천한다”고 밝혔다.

● 밤에도 이어지는 축제…“별빛 아래 즐기는 영양의 봄”
영양의 밤은 낮과 또 다른 분위기로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개막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영양 산나물 뮤직 페스타’, ‘별이 빛나는 밤에 콘서트’ 등 야간 프로그램이 이어지며 축제 열기를 이어간다.

청정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영양은 국내 대표 별빛 관광지로도 알려져 있다. 인공조명이 적고 밤하늘이 맑아 별 관측 환경이 뛰어난 지역이다. 군은 이러한 지역 특성을 활용해 야간 공연과 감성 프로그램을 결합하며 체류 시간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낮에는 산나물 향을 따라 걷고, 밤에는 별빛 아래 음악을 즐기는 방식으로 영양만의 차별화된 봄 축제를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영양군은 이번 축제를 단순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체류형 관광 기반 확대의 계기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지방 축제들이 단순 방문객 숫자 경쟁에서 벗어나 ‘얼마나 오래 머물게 하느냐’로 방향을 전환하는 가운데, 영양군 역시 숙박과 소비, 문화 체험을 연계한 관광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산나물축제와 조지훈 예술제, 야간 공연, 지역 먹거리와 관광지를 하나로 연결하면서 “지역 전체를 축제 공간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나영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