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사진제공|빅히트뮤직

방탄소년단 사진제공|빅히트뮤직



방탄소년단을 먼발치에서나마 보기 위한 ‘험산 등정’까지 나왔다. 방탄소년단의 월드 투어 ‘아리랑’을 유치한 미국 텍사스 남부 국경 도시 엘파소에서 벌어진 일이다.

엘파소는 방탄소년단이 유발하는 경제 효과를 일컫는 BTS노믹스로 도시 재생에 성공했다는 평가도 얻고 있다. 민관이 협력한 자발적 캠페인 보라파소 효과가 상당했다. 보라파소는 방탄소년단의 상징색인 ‘보라와 엘파소를 합성’한 단어다. 현지에선 일명 ‘풀뿌리 BTS노믹스’로 이를 규정하며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기도 하다.

현지 시간 2일과 3일 엘파소 소재 선 볼 스타디움(Sun Bowl)서 열린 방탄소년단의 월드투어 ‘아리랑’이 SNS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분지에 지어진 경기장 특성 상 주변이 ‘험준’한 지형으로 이뤄져 있는 가운데,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일부 관객이 ‘험산 등정을 시도하는 장면’이 쇼츠(짧은 영상)로 확산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영상에는, 경기장을 두른 프랭클린 산맥의 가파른 능선을 따라 일부 관객이 ‘띠를 이뤄’ 공연을 지켜보는 진풍경이 담겨 있었다. 현지인에 따르면 공연 둘째 날에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경찰이 나서 고지대 접근을 관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기념해 엘파소는 ‘보라파소’란 민관 합동 캠페인을 전개하기도 했다. 우리로 치면 시의회에 해당하는 엘파소 카운티 위원회는 공연 기간을 ‘BTS 위크엔드’로 선포했다. 현지 요식업계는 방탄소년단의 노래 제목을 딴 특별 메뉴를 앞다퉈 내놓기도 했다. ‘버터 버거’, ‘다이너마이트 스파이시 윙’ 멕시코 접경지로서 특색을 살린 ‘마이크 드롭 타코’ 등이 대표적이었다.

방탄소년단의 이번 공연이 엘파소의 정체성을 재정의하는 도시 재생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제조업과 국경 무역에 의존하던 엘파소는 최근 관광 및 서비스업 중심의 ‘체질 개선’을 시도해왔다. 엘파소는 방탄소년단의 ‘아리랑’이 가져온 파급 효과를 75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1105억 원에 달한다고 추산하기도 했다.

‘엘파소의 기적’을 이룬 방탄소년단은 월드투어 ‘아리랑’의 열기를 멕시코시티로 이어간다. 이와 맞물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연초 공식서한을 통해 방탄소년단의 공연 확대 요청을 한 일도 재조명되고 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한국시간 7일 국립궁전에 방탄소년단을 직접 초청하는 등 ‘국빈급 예우’를 보였다.


허민녕 기자 mign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