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이강인, 징계든 용서든 확실해야 할 매듭…손흥민은 어떻게? [사커토픽]

입력 2024-02-1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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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강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축구국가대표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을 둘러싼 사태가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영국 대중지 더 선 등이 14일(한국시간) “한국대표팀 주장 손흥민(32·토트넘)과 이강인이 요르단과 2023카타르아시안컵 준결승을 앞두고 욕설과 멱살잡이, 주먹질 등 물리적 충돌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을 다쳤다”고 보도한 뒤 이강인을 둘러싼 여론은 극도로 악화됐다. 당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이 지휘한 대표팀은 요르단을 맞아 유독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0-2로 완패했는데, 지나칠 정도로 심각했던 졸전의 원인이 결국 소문만 무성했던 대표팀 내분이었음이 뒤늦게 밝혀진 것이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이강인 등 몇몇 어린 선수들이 요르단전을 하루 앞둔 저녁식사를 빨리 마치고 탁구를 치는 것에 손흥민 등 고참들이 불만을 드러냈고, 여기서 이강인 무리가 무례한 태도를 보여 충돌이 빚어졌다. 이강인 측은 소셜미디어(SNS) 사과문에서 ‘언쟁’이라는 표현을 쓰고, 그의 법률대리인은 “손흥민에 목덜미를 잡힌 이강인이 주먹을 날렸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입장을 전했으나 상황은 꽤 심각했던 듯하다.

클린스만 전 감독과 함께 물러나게 된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전 대표팀 코치(오스트리아)도 18일 자국 매체 크로넨차이퉁 기고문에서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감정적 싸움이 훈련장도 아닌 식당에서 벌어졌다”고 주장했는데, 여기에 ‘주먹다짐’이란 표현이 등장했다.

‘월드클래스’ 베테랑과 격하게 충돌한 이강인은 ‘사면초가’에 놓여있다. 국내외 어디서도 전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아르헨티나 축구 해설자는 “최고 선수 리오넬 메시(37·인터 마이애미)와 대중의 관심을 받는 유망주 훌리안 알바레스(24·맨체스터시티)가 충돌한 꼴”이라며 손흥민을 두둔했다.

이렇듯 상황이 악화되자 이강인을 광고 모델로 쓰던 기업들도 광고를 철회하고 계약해지를 검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이미지 손상에 금전적 손실까지 이강인은 너무도 많은 것을 잃게 됐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시간만 흘려보낼 순 없다. 어떤 형태로든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 우선 징계 검토가 필요하다. 이강인의 태도는 물론이고 후배의 멱살을 잡은 손흥민의 행동도 옳지 않다.

협회의 대표팀 운영규정 제17조(징계 및 결격사유)에는 ▲고의로 대표팀 명예를 훼손한 자 ▲대표팀 운영규정을 위반했거나 기타 훈련규범을 지키지 않은 자는 징계대상으로 삼는다. 또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또는 기술발전위원회가 징계를 건의하도록 하고 있다.

협회는 “당장 징계 계획은 없다”고 했고, 정몽규 회장도 16일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발표하며 “시시비비를 따지다 상처를 악화시킬 수 있다. 치유를 도와야 한다. 징계 사유를 살폈는데, (대표팀) 소집을 하지 않는 내용이 유일하다”고 밝혔지만 징계든 용서든 회장의 권한이 아니다. 정확한 판단과 명확한 프로세스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강인도 서둘러 용서를 구해야 한다. 팬들에게는 직접 모습을 드러내 고개를 숙여야 하고, 손흥민에게도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해야 한다. 상황 자체를 되돌릴 순 없지만, 조금이나마 만회하려면 이강인의 ‘결자해지’가 필요하다.

남장현 스포츠동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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