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맨 류준열→성실한 음주운전 배성우…저도 재밌네요 (종합)[DA:현장]

입력 2024-05-10 13: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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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맨 류준열→성실한 음주운전 배성우…저도 재밌네요 (종합)[DA:현장]

드라마는 현실을 이길 수 없다더니 정말인가 보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The 8 Show)’ 제작보고회에서 온갖 논란과 이슈들이 다 소환되면서 작품에서 그린 ‘쇼’보다 더 강렬한 희비극이 완성됐다.

10일 오전 서울 중구 동호로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The 8 Show)’ 제작보고회. 이날 행사에는 한재림 감독을 비롯해 류준열, 천우희, 박정민, 이열음, 박해준, 이주영, 문정희, 배성우가 참석했다.

‘더 에이트 쇼(THE 8 SHOW)’는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런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인기 웹툰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이 원작인 작품으로 한재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한 감독은 “나락에 빠진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포기하려던 순간에 알 수 없는 사람들에게 제안 받는다. 당신이 포기한 시간을 사겠다고, 쇼에 참여만 해도 시간에 따른 상금을 주겠다고. 8명의 사람이 쇼에 참여하면서 시간만큼 상금을 벌고, 어떻게 하면 시간을 쌓을 수 있을지 협동하고 고민하는 희비극”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원작 웹툰 ‘머니게임’을 너무 재밌게 봤다. 보통의 서바이벌 장르는 주인공이 상황에 승리하면서 독자들에게 쾌감을 주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머니게임’은 피카레스크 블랙 코미디라 주인공이 해결하려면 할수록 위기를 맞는 전개가 재밌더라. ‘머니게임’에 이어 ‘파이게임’도 너무 신선했다. 누구도 죽어선 안 된다는 설정이 흥미로웠다. 두 개를 합치면 어떨까 싶었다”고 설명했다.


먼저 류준열은 사기를 당해 막대한 빚을 지고 모든 것을 포기하려던 때 ‘The 8 Show’의 초대장을 받은 ‘3층’을 연기했다. 천우희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유분방한 성격의 소유자인 ‘8층’을 맡았다. 박정민은 자타공인 쇼의 브레인인 ‘7층’을 연기했다. 눈치 100단으로 자기 손해는 절대 보지 않는 ‘4층’은 이열음이 소화했다. 박해준은 말보다 행동이 먼저인 거친 ‘6층’으로 변신했으며 이주영은 원초적인 욕망으로 가득한 쇼에서 불의를 참지 못하는 정의로운 ‘2층’을 열연했다. ‘The 8 Show’의 피스메이커로 천사같은 성향을 가진 ‘5층’은 문정희가 연기했으며 유일하게 몸이 불편한 참가자인 ‘1층’은 배성우가 캐스팅됐다.

배우들은 각자 맡은 캐릭터를 위해 증량하기도, 감량하기도 하면서 인물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주영은 “많이 먹고 많이 자고 평생 살면서 이렇게 운동해본 적이 없을 정도로 운동했다. 운동선수를 존경하는 마음이 들더라.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박해준은 “10kg 정도 몸집을 키웠다. 편하게 잘 먹고 운동도 평소보다 좀 더 했는데 힘들었다. 보이는 모습에서 압도적인 공포를 줘야할 것 같아서 키웠는데 잘 한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반대로 체중을 감량한 천우희는 “가벼운 의상을 입는 것에 부담이 없지는 않았다. 식욕보다 소비를 더 좋아하고 본능적인 욕구와 욕망이 많은 인물이다 보니까 조금 감량했다. 감량 속에서도 섹시함을 보여준다는 건 쉽지 않더라”면서도 “흙을 많이 묻히는 역할들을 맡아왔는데 드디어 나의 섹시함을 보여줄 수 있겠다 싶었다. 섹시함, 관능미, 섹슈얼한 느낌은 배우에게 굉장히 큰 매력과 재능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정민은 “너무나 훌륭한 배우분들이 각양각색의 채도 높은 인물들을 연기했는데 그 안에서 내 중심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가 관건이었다. 재밌게도 해보고 싶었지만 그 마음을 누르느라 부단히 애를 썼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렇듯 배우들의 노력이 빛나는 작품이지만 일부 출연진의 개인적인 논란이나 이슈로 인해 이날 행사는 작품보다는 사적인 부분에 집중됐다. 논란 이후 공식석상에서 처음으로 취재진과 대면해 직접 입을 여는 자리였기 때문.

앞서 류준열은 지난 3월 한소희와 열애를 인정했지만 보름 만에 결별했다. 이 과정에서 류준열의 전 여자친구 혜리와 한소희가 SNS로 설전을 벌이며 ‘환승 연애’ 논란을 키웠으나 류준열은 침묵했다.

류준열은 사생활뿐 아니라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 논란으로도 도마에 올랐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지만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언급되는 골프 애호가이기 때문이다. 류준열은 지난달 11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린 파3 콘테스트에 참석, 마스터스 출전자 김주형 선수의 캐디로 참여했다. 그는 당시 함박미소로 이벤트를 즐기면서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말을 아끼고 싶다. 필요하면 소속사에 물어보고 서면으로 답을 할 수도 있다”며 회피했다.

이날 ‘더 에이트 쇼’ 제작보고회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류준열은 “사생활 관련된 이슈 속에서 그 당시에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SNS에 여러 가지 글이 올라오면서 내가 하나하나 답변 드리기보다는 침묵하고 그로 인해 생기는 비판을 감당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마스터즈 다녀오면서 관련된 이야기는 다녀오고 비판적인 여론은 잘 읽어봤다. 스스로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데뷔 이래 참 고민이 많은 시기인 것 같다”면서 “아무래도 개인적인 일이다 보니까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에서 다시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더 에이트 쇼’ 이야기로 마무리했으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련 질문은 재차 나왔고 류준열은 “내 입장을 다 이야기한다기보다는 침묵으로 인해 생기는 비판은 내가 감당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더 에이트 쇼’ 제작발표회다 보니까 개인적인 이야기를 계속 하는 건 작품이나 동료 스태프들에게 피해드리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인터뷰를 하거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에서 이야기 나눴으면 좋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차후 대면 인터뷰에서 직접 심경을 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음주운전 범죄를 저지른 배성우는 기자들이 질문하기 전에 먼저 입을 열었다. 배성우는 2020년 11월 혈중알코올농도 0.08% 이상으로 면허 취소 수준의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벌금 700만원 약식 명령을 받았다. 그는 당시 출연 중이던 SBS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에서 하차했고 결국 같은 소속사의 정우성이 긴급히 대체 투입됐다.

하지만 배성우의 자숙은 ‘군백기’보다 짧았다. 그는 ‘더 에이트 쇼’를 비롯해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 ‘조명가게’ 등에 합류했다. 지난해에는 과거 촬영한 영화 ‘1947 보스톤’도 개봉했으나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듯 홍보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이날 배성우는 “우선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기자님들께 감사하다”며 “일단 사죄의 말씀부터 드려야 할 것 같다.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신 분들에게 끼친 실망 그 외 모든 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었다. 개인적인 문제로 인해 함께 작업한 분들에게 폐를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많이 조심스러웠고 두려웠고 죄송스러웠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은 감독님, 배우분들 제작진 모두가 땀과 노력으로 함께 만든 작품이다. 내가 누가 될 수밖에 없었지만 최대한 누가 덜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했다. 사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이 자리를 빌려 깊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배성우의 출연과 관련해 한 감독에게도 묵직한 질문이 던져졌다. 음주운전 논란에도 굳이 배성우를 캐스팅한 이유를 묻자 한 감독은 배성우가 이 역할에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감독으로서의 판단”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그는 배성우가 연기한 ‘1층’에 대해 “연민을 가지게 하면서도 착실하고, 구질구질하지는 않은 인물”이라고 설명하며 “실제 배성우의 성격도 성실한 분이다. 이 역할을 누가 할 수 있을까 나도 고심했다. 마임도 나오는데 연극했던 배우라 장점이 나에게 잘 맞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개인적으로는 배성우 선배와 친밀한 관계이기도 하고 굉장히 많이 죄송해 했고 힘들어도 했다. 그 마음을 충분히 봤다. 지금의 사죄가 기자들에게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환경도 사랑하지만 골프도 사랑하는 ‘침묵맨’ 류준열과 성실하지만 음주운전은 했던 배성우. ‘더 에이트 쇼’는 두 사람이 보여준 ‘쇼’를 이길 수 있을까. 17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 예정.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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