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다 내려놓았어요(웃음).”
11년간의 메이저리그(MBL) 생활을 접고 KBO리그로 돌아온 한화 이글스 류현진(37)은 26일까지 올 시즌 11경기(60이닝)에서 3승4패, 평균자책점(ERA) 4.50을 기록 중이다. 개막 직후 자동투구판정 시스템(ABS)에 적응하지 못해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이내 정상을 되찾아 최근 3경기에선 잇달아 호투했다.
류현진은 25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7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6번째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작성했다. 한화는 류현진의 역투를 앞세워 SSG를 4-2로 꺾고 이번 주중과 주말 3연전에서 모두 위닝시리즈를 챙겼다.
류현진은 26일 “지금 성적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기록이란 것은 결국 제 자리를 찾아 갈 것이라 본다. 베테랑 타자들도 시즌 도중 성적이 좋지 않아도 결국 자기 타율을 찾아가지 않나. 평균자책점이 조금 높다고 하지만, 크게 신경 쓸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ABS 적응과 몸 상태에 대해선 “웃어넘기면서 (경기를) 하고 있다. ABS 역시 최대한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몸 상태는 계속 좋아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몸 상태에 대한 걱정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총 55개의 삼진을 잡고 있다. MLB 진출 이전과 비교하면 경기당 삼진 숫자는 분명 줄어든 모습이다. 류현진은 KBO리그에 데뷔한 2006년부터 MLB 진출 직전인 2012년까지 190경기에서 1238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아무래도 타자들의 콘택트 능력이 좀 좋아진 것 같다. 나만 그렇게 느낄 수도 있는데, 분명 미국에 가기 전보다 삼진이 많이 안 나오고 있다. 타자들이 투수의 공을 잘 때리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올 시즌 직전 한화로 복귀하면서 8년 총액 170억 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KBO리그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이다. 아무리 ‘코리안 몬스터’로 명성을 떨쳐온 류현진이라고 해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그는 “처음에는 사실 압박감이 조금 있었다. 스스로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많았다”며 “하지만 지금은 다 내려놓았다. 이전과 똑같이 그냥 선발투수를 할 수 있다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너무 잘하려고 하지 않는 그런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인천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