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사랑노래 말고…청개구리 이찬혁, 죽음을 논하다 (종합)[DA:현장]

입력 2022-10-17 12: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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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사랑노래 말고…청개구리 이찬혁, 죽음을 논하다 (종합)[DA:현장]

하고 싶은 것 다 하는 이찬혁 답다. 악뮤로 데뷔한 지 8년 만에 처음으로 솔로 앨범을 선보이는 이찬혁. 그런데 앨범을 관통하는 소재가 ‘죽음’이다. 남들 다 하는 뻔한 ‘사랑 노래’ 말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겠다는 그만의 음악적 고집을 고스란히 담았다.

이찬혁은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진행된 솔로 정규 1집 ‘ERROR’ 발매 기념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전곡을 청음하고 직접 트랙리스트를 소개했다. 이날 그는 “이렇게 빨리 개인 작업물을 들고 발표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올해 초 갑자기 앨범을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모르게 많은 분이 들어주실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총 11곡이 담긴 가운데 유기성을 가지고 묶여있는 앨범을 작업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악뮤로 활동하면서 너무나 즐거웠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말해왔다. 하지만 이찬혁의 앨범을 만들기 이전에 생각들에 오류가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전 앨범에서 자유와 사랑에 대해 많은 말을 이야기했는데 당장 죽게 된다면 그것(자유와 사랑)을 최대 가치로 생각할 것인가 고민했다. 모순적인 생각이 들더라. 이번 앨범을 통해 그 간극을 줄여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솔로 앨범의 출발은 전작 ‘넥스트 에피소드’에서 자이언티와 협업한 ‘벤치’다. 이찬혁은 “내가 가진 것이 다 없어져도, 벤치 위에서 살아도 행복할 자신이 있다는 노래다. 누군가 내 발에 침을 뱉고 지나가도 하나도 연연해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내가 생각하는 인생의 최고의 가치는 자유와 사랑이니까”라면서 “그런데 죽는 순간까지 그렇게 살아야한다면 감당할 수 있을까 싶더라. 감당할 수 없을 것 같더라. 실제로 그렇게 살고 있는 분들도 계실텐데 그 분들에게 재수 없는 노래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 노래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별개로 그 노래에서 담아내지 못한 감정을 담아내고 싶었다. ‘벤치’에서 시작한 것 같다”고 회상했다.

데뷔 8년 만에 정규 1집 ‘ERROR’를 통해 솔로 아티스트로서 새로운 도약을 알리는 이찬혁. 그의 앨범에는 총 11곡이 수록, 레트로, EDM, R&B, 발라드, 가스펠 등 다채로운 장르로 구성됐다. 이찬혁은 이어지는 트랙리스트에서 '삶의 마지막 순간이 다가온다면 후회가 없을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삶의 최우선 가치란 무엇인지 탐구했고 이를 자신만의 음악으로 완성했다. 특히 타이틀곡 '파노라마'는 삶에 대한 미련과 열망을 이찬혁만의 담담한 어법으로 그려냈다. 진정성 깃든 보컬, 그 안에 담긴 슬픈 가사를 밝은 멜로디로 풀어냈다.



이찬혁은 “최근 스스로 청개구리라는 것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악뮤를 통해 호평받은 것에 감사함이 있지만 이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그래서 항상 주저함이 없다”면서 “YG에 처음 입사했을 때 ‘무엇을 하고 싶냐’는 질문에 ‘어쿠스틱이라는 틀에 박힌 장르가 괴로워서 일렉트로닉을 하고 싶다’고 했다. 당시에는 모두가 웃기도 했지만 ‘다이노소어’를 EDM에 어쿠스틱을 섞어서 내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악뮤로서 큰 사랑을 받았지만 ‘악뮤 이찬혁’과 ‘솔로 이찬혁’을 명확히 구분 짓고 싶어 했다. 그는 “재능 있는 파트너인 수현이가 좋은 목소리와 가창력을 가지고 있다 보니 스스로 기준이 있었다. 수현이도 나도 각자 솔로로 나왔을 때 악뮤 음악인데 좀 못한 정도면 나올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각자 다른 아이템으로 나올 수 있어야 명분이 있다고 생각해서 솔로 앨범은 10년 이상 걸릴 거라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악뮤로 할 수 있는 것은 하지 않겠다”는 생각에 솔로 앨범에서 수현과의 컬래버는 고려하지 않았다고. 이찬혁은 “동생을 염두에 둔 적은 한 번도 없었고 당연했다. 나만의 것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대중적인 것을 챙기고 여태까지 사람들이 좋아해준 방식으로 나오고 싶었다면 그 방법을 선택했겠지만 그게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수현의 반응에 대해 “이번 앨범을 듣고 좋아했고, 감동받아 눈물도 보였다. 우리 어머니도 우셨다. 솔직히 가족들이 들을 만한 노래는 아니지 않나. 어머니도 (내 마음을) 이해하시고 눈물 훔치시고 ‘너가 하고 싶은 것 다 해’라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이찬혁은 악뮤로서도 음악을 이어나갈 거라며 우려를 불식했다. 그는 “커가면서는 가치관이 쉽게 안 바뀌더라.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면 좀 더 오래 걸리겠다 싶었다. 그 사이 개인적인 것을 노출해주면 좋겠다 싶더라. 악뮤가 안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안 하셔도 될 것 같다. 자연스럽게 나올 것 같다”면서 “수현이와 ‘예쁜 남매’로 봐주시는 것에 감사함을 가지고 있고 그 감정에 부합하는 노래를 만들 것이다. 분리된 이찬혁으로는 내 개인의 욕심을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더 많은 분이 내 음악에 영향을 받고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이 ‘사회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것을 하고 싶은 것 같다. 사회에 여러 메시지를 던지고 싶은 것 같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찬혁의 솔로 정규 1집 ‘ERROR’는 오늘(17일) 오후 6시 각종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피지컬 음반은 다음 날인 18일 발매된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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