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건강 올레길]

입력 2022-03-14 17: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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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 마음휴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김주성 마음휴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아이고 이제 죽어야지.” “온몸이 다 아파. 살만큼 살았어.”

진료를 보다 보면 노인환자들에게서 자주 듣게 되는 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약 853만 명으로 전체의 약 16.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라면 2025년 노인인구는 20%가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노인인구 가운데 홀로 사는 노인이 166만 명을 넘어섰다. 전체 고령자 가구 중 1인가구의 비중이 35%로 3명 중 1명은 홀로 살고 있다는 뜻이다. 1인가구 증가로 인해 오는 외로움은 자살위험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인이며, 노인자살율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노화과정(senescence)에서 신체의 모든 기능이 점진적으로 감소하지만 반드시 지적, 신체적 허약함과 연관되는 것은 아니다. 즉,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반드시 우울해지고 기억력이 감소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노인환자들은 정신과질환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신체적능력 감소 뿐 아니라 은퇴, 사별, 상실, 빈곤 등과 같은 사회적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노인환자들에게 가장 흔한 정신과적 질환은 ‘우울증’이고 두 번째가 ‘치매’이다.

노인우울증은 전체 노인인구의 15~30%로 추정된다. 노인우울증은 성인우울증과 차이가 있다. 무슨 일을 해도 재미가 없고(anhedonia; 무쾌감증), 신체화증상(somatic symptoms)이 두드러져 이곳 저곳이 아프다. 삶의 의욕이 없고, 자신의 건강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면서도 동시에 반복적인 자살사고가 특징이다. 즉, “죽어야지, 이렇게 살아 뭐하겠나.” 라고 말하는 것이 전형적인 노인우울증의 특징이다.

수면장애 역시 노화가 진행될수록 발생한다. 노인은 수면주기가 짧아져 일찍 잠들고 새벽에 깨는 경우가 많다. 수면시간이 짧아질 뿐만 아니라 수면의 질 역시 나빠진다. 수면장애는 우울증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며, 특히 삶의 질과 밀접한 연관이 되어 있다. 노인 수면장애 환자의 경우 수면제 처방시 건망증, 진정효과, 금단증상 등의 위험이 있어 세심한 치료가 필요하다.

노화가 진행될수록 치매의 위험성도 증가하는데 2020년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의 약 10%(85만 명)가 치매를 앓고 있다. 10명 중 한 명은 치매를 앓고 있다는 뜻인데 현재까지의 의학으로는 치매는 완치가 불가능하다. 예방과 퇴행성 진행을 늦추는 초기 치료만이 유일한 치료 방법이다.

치매의 예방법으로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혈관질환은 치매의 위험 인자들이기에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되고, 과도한 음주와 흡연은 피하며, 적절한 영양섭취와 운동, 활발한 두뇌사용, 적절한 대인관계 유지가 치매 예방에 도움을 준다. 아울러 치매 초기치료의 경우 과거에 비해 기억력이 떨어짐을 느낀다면 의료기관에 방문하여 치매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도움이 되고 치매 초기부터 치료를 해야 치매의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음으로 초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무엇보다 늙었다고 우울하고 기억력이 나빠지는 게 당연한 것이 아니다. 어쩌면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혹은 당신의 부모님이 ‘우울증이나 치매를 앓고 있는 건 아닐까?’ 라고 한번쯤 생각해 보자.

김주성 마음휴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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