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섭 서울아산병원 우장관외과 교수가 여성 위암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이인섭 교수팀, 美시티 오브 호프 종합 암센터 공동 연구
국내 의료진이 미국 의료진과 협력해 혈액분석으로 위암 항암제 효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발견했다.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 이인섭 교수팀은 미국 시티 오브 호프 종합 암센터(City of Hope Comprehensive Cancer Center) 의료진과 공동연구로 수술이 불가능한 전이성·국소진행성 위암 환자의 혈액 유전체 정보를 분석해 항암제 치료 결과가 좋지 않은 환자에게서 과발현되는 마이크로RNA(miRNA) 2개를 발견했다.
수술이 불가능한 전이성·국소진행성 위암 환자들은 대부분 플루오로피리미딘과 플래티넘 항암제 병용요법으로 치료받는다. 일부 환자에게만 치료 효과가 나타나고 나머지 환자들에서는 오히려 종양이 더 진행되고 건강 상태가 악화될 뿐만 아니라 항암제 독성 때문에 추가 치료가 어려워진다.
그 동안 수술불가능 위암 환자에게 실시하는 항암제 병용 요법이 효과적일지 알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었다. 이인섭 교수팀은 미국 시티 오브 호프 종합 암센터에서 전이성·국소진행성 위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12명의 혈액을 채취해 RNA 염기서열분석을 실시했다. 12명 중 8명은 플루오로피리미딘과 플래티넘 항암제 병용 요법에 효과가 있었으며 4명은 효과가 없었다.
그 결과 연구팀은 530여 개의 마이크로RNA 중에서 항암제에 치료 반응이 좋지 않았던 환자군에서 과발현된 9개의 마이크로RNA를 찾아냈다. 이후 국내 환자 29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해 최종적으로 국내 전이성·국소진행성 위암 환자의 2개의 마이크로RNA가 과발현되면 플루오로피리미딘과 플래티넘 항암제 병용 요법이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인섭 교수는 “항암제는 독성이 있어 치료 효과가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 암이 진행되면서 환자 건강 상태까지 악화되기 때문에 첫 번째 약제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며 “전이성·국소진행성 위암에 대한 항암제의 치료 반응 예측 도구가 거의 없었던 상황에서, 비침습적인 혈액 기반 바이오마커로 맞춤형 치료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의의”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암 연구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저명한 ‘분자 암’(Molecular Cancer, IF=27.410)’에 최근 게재됐다.
스포츠동아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