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심한 두통이 수주 이상 거의 매일 반복되는 경우 삼차자율신경두통의 하나로 분류되는 군발성 두통의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한다. 편두통이 대부분 여성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과 달리 군발성 두통은 80%가 남성에서 주로 발생하며, 매우 심한 한쪽 편의 두통이 일정기간 동안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매우 특이한 두통이다.
두통은 하루 중 비슷한 시간에 발생하는 경향이 있으며, 새벽 1-2시쯤 발생하여 잠에서 깨는 경우가 흔히 있다. 통증은 눈과 눈 주변 및 한쪽 머리에 날카롭고, 지속적이며, 일상생활을 하기 힘든 정도의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두통과 함께 두통이 있는 쪽으로 눈충혈, 눈물, 코막힘, 동공이 작아짐, 눈꺼플이 내려오는 안검하수, 눈부종 등의 자율신경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두통의 지속시간은 15분에서 180분 정도이며 거의 매일, 하루에 8번까지 발생할 수 있고 이런 양상의 주기(군발기)가 평균 4~12주 정도 지속될 수 있으며, 군발기에는 술을 마시면 두통이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군발성 두통의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으나 시상하부의 기능이상이 원인일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으며, 시상하부와 삼차신경이 연결되는 경로를 통해 신경혈관계가 활성화되어 두통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군발성 두통은 일반적으로 진통제를 복용해도 잘 듣지 않거나, 잠시 호전되었다가 다시 두통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아 일반 진통제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치료는 산소요법과 약물요법이 있는데, 산소요법은 두통 발작시 100% 산소를 산소마스크를 통해 흡입하여 두통을 완화시킬 수 있지만 병원이 아닌 경우 사용하기 어려운 제한이 있다.
두통 발작시 약물요법은 리도케인과 같은 국소마취제를 콧속에 점적하거나 편두통약인 트립탄제제를 사용한다. 스테로이드제제를 투약하면 신속하게 군집성 두통을 현저히 호전 시키지만 오랜 기간 사용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예방 약물요법으로 가장 흔히 사용하는 약물은 베라파밀이 있지만 예방약물의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위에서 언급한 스테로이드제제를 사용하여 조기에 증상완화를 유도할 수 있다.
군발성 두통은 대개 40대에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이며, 이후 점차 감소해 70세 이후까지 지속되는 경우는 드물다. 군발성 두통은 매우 강한 정도의 두통을 유발하기 때문에 ‘자살 두통’이라고도 불리며 환자가 심한 괴로움을 겪지만 흔한 두통이 아니다 보니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고 진통제를 반복적으로 복용하며 참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극심한 두통으로 인해 일상 생활 뿐 아니라 직장 업무에도 지장이 생기며, 진통제 과용이나 우울, 불안장애까지 생길 수 있으므로 심한 두통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경우 반드시 신경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천안 두통 이앤오신경과 이보람 원장(신경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