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와 한문화재단은 제579돌 한글날을 맞아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과 한글을 전 세계에 알린 호머 헐버트 박사를 재조명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한글날’은 한글의 창제를 기념하고 그 우수성을 기리기 위한 국경일이다. 1926년 조선어연구회(현 한글학회)가 음력 9월 29일을 ‘가갸날’로 지정한 것이 시초이며, 1928년 ‘한글날’로 이름을 바꾸었다. 1945년 광복 이후에는 <훈민정음> 서문의 반포일을 양력으로 환산해 10월 9일로 확정해 기념하고 있다.

오늘날 사용하는 한글은 <훈민정음(해례본)> 서문에서 알 수 있듯, 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 한자를 모르는 백성을 안타깝게 여긴 세종대왕이 집현전 학자들과 함께 창제한 ‘훈민정음’에서 비롯되었다. ‘훈민정음’은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처럼, 애민·실용·소통의 정신을 담아 백성을 위해 직접 만든 문자였다. 또한, 발성 기관의 모양을 본떠 만들어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도록 만든 점에서 그 과학성과 실용성이 높이 평가된다.

‘훈민정음’은 1443년에 창제되어 1446년에 반포되었으며, 부녀자·천민·상인 등 일반 백성에게 빠르게 확산되었다. 특히 조선 후기에는 부녀자를 중심으로 한글 소설 문화가 꽃피기도 했다. 그러나 한자를 주로 사용하던 양반 계층은 ‘훈민정음’을 ‘언문’이라 부르며 홀대했다.

이처럼 백성들 사이에서만 쓰이던 ‘훈민정음’은 한 미국인을 만나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1886년 육영공원의 교사로 조선에 부임한 호머 헐버트 박사는 조선어를 익히며 한글의 우수성에 큰 매력을 느꼈다. 그는 당시 많은 조선인이 우수한 한글로 고등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껴, 최초의 순한글 교과서 ‘사민필지’를 집필하였다.

이후 헐버트 박사는 한글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활발히 활동했다. 1892년에는 영문 월간지 <조선소식>에 「조선 글자(The Korean Alphabet)」를 발표했는데, 이는 한글의 기원과 우수성, 세종대왕의 업적을 조명한 최초의 학술 논문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어 1904년 영문 월간지 <한국평론>에 「한글 맞춤법 개정 Spelling Reform」을 발표해, 한글 맞춤법 정비를 최초로 공론화하였다. 또한 그는 배재학당 교사로 재직하면서 주시경과 사제지간으로 만나 그의 한글 연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반크는 제 579돌 한글날을 맞아, 한글 창제와 확산에 크게 기여한 세종대왕과 호머 헐버트 박사를 재조명하는 캠페인을 추진한다. 이번 캠페인은 한글의 전신인 ‘훈민정음’을 창제·반포한 세종대왕과, 그 우수성을 연구해 전 세계에 알린 헐버트 박사를 기리며, 한글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돌아보는 의미에서 마련됐다.

특히 반크는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문자와 문화에 깊은 관심을 갖고, 다양한 기고문과 연구를 통해 한글을 전 세계에 알린 호머 헐버트 박사에 주목했다. 반크는 그가 한글 발전과 독립운동에 기여한 공로를 고려해, 현재의 3등급(독립장)인 그의 건국훈장이 1등급(대한민국장)으로 승격돼야 한다는 점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포스터는 반크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글로벌 사진 공유 사이트인 ‘플리커’에서 손쉽게 다운 받을 수 있다. 반크는 많은 누리꾼들이 이를 활용해 한글날의 의미를 되새기고, 한글 발전에 큰 역할을 한 두 인물을 기억하길 기대하고 있다.

반크 박기태 단장은 “한글은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자들이 백성을 위해 창제한, 세계적으로 과학적이고 창의적인 문자”라며, “한류 팬 2억 명 시대인 지금, 한글은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을 넘어,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문화적 자긍심을 상징하는 중요한 유산”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과, 그 우수성을 연구해 세계에 알린 헐버트 박사처럼 한글 발전에 기여한 인물들을 되새기고, 한글의 가치와 의미를 널리 알리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캠페인을 진행하는 이정우 청년연구원은 “최근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계기로 많은 외국인들이 한글을 배우고 있는 지금, 한글날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라며, “이럴 때일수록 한글이 가진 힘을 되새기고 그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한글은 시대와 국적을 넘어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이어져 온 결과”라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한글날에 세종대왕과 호머 헐버트 박사를 함께 떠올리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반크와 한문화재단은 호머 헐버트 박사가 집필한 최초의 순한글 교과서 ‘사민필지’를 알리는 캠페인을 비롯해, 헐버트 박사의 건국훈장 승격 캠페인, 그의 이름을 딴 명예 도로 지정, ‘외국인 을사영웅’ 캠페인 등 다양한 홍보 프로젝트를 지속해서 전개해 왔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