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반크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단장 박기태)와 종이문화재단·세계종이접기연합(이사장 노영혜)은 20일 서울 중구 장충동 종이문화재단 회의실에서 ‘K-종이접기(Korea Jong ie jupgi: Paper Folding) 해외 사전 등재와 글로벌 홍보를 위한 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양 기관은 2022년 4월 업무협약 체결 이후 K-종이접기 세계화 캠페인을 지속해서 추진해왔다. 반크는 온라인 콘텐츠 확산을 중심으로 활동을 이어왔으며, 지난해 11월부터는 ‘종이접기 해외 사전 등재 캠페인’을 본격 전개하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서 이세연 청년연구원은 한국 종이접기 문화의 독자적 정체성 확립을 위한 액션 플랜을 제시하며, 반크의 ‘종이접기 해외 사전 등재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그는 “현재 국제 언어 체계에서는 종이접기가 ‘origami’로 통합 표기되며, 한국의 종이접기가 일본 문화의 일부로 인식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한국 종이접기를 별도로 설명하고 축적하는 언어 데이터가 부족한 것이 구조적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종이접기는 다양한 문화권에서 발전해 온 보편적 문화임에도 불구하고, ‘origami’가 사실상 국제 공용어처럼 사용되며 특정 문화 중심의 서술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며 “이는 문화 대표성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문화권의 종이접기 전통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반크가 해외 주요 온라인 사전에 종이접기를 등재하기 위해 서한을 발송하고 있는 캠페인 현황도 소개했다. 현재까지 15개 해외 온라인 백과사전 및 어학사전에 등재 요청 서한을 발송했으며, 이 중 5개 기관으로부터 내부 편집 검토가 진행 중이라는 공식 답변을 받은 상태다. 그는 “해외 주요 18개 사전 중 절반 이상이 종이접기를 일본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어, 한국 종이접기 문화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영어권에서 ‘jong ie jupgi’의 실제 사용 빈도를 높이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사전 등재는 결국 ‘사용 데이터’의 문제”라며 “영어권 텍스트에서 실제 사용 사례가 지속해서 축적되고, 다양한 맥락에서 일관된 표기로 활용되어야 표준화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시적 확산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사용 데이터가 축적될 때 비로소 사전 등재의 근거가 마련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구글 트렌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origami’에 비해 ‘jong ie jupgi’의 검색량은 매우 낮은 수준이며, 생성형 AI의 답변에서도 개념이 불명확하거나 관련성이 낮은 이미지가 혼재되어 나타난다”며 “이는 관련 코퍼스와 맥락 데이터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AI 인식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표기 방식의 혼재는 코퍼스 축적의 가장 큰 장애 요인”이라며 “종이접기의 영문 표기를 ‘jong ie jupgi’로 통일하는 것이 모든 캠페인의 출발점이자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반크와 재단의 공동 액션 플랜으로 ‘AI 외교관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이제는 세계종이접기연합 수강생과 교사 회원 모두가 AI 외교관이 되어, 생성형 AI를 활용해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고 이를 데이터로 축적하는 참여형 디지털 외교가 필요하다”며 “이러한 콘텐츠의 축적과 확산이 코퍼스 구축을 자동화하는 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크의 권소영 연구원은 반크의 주요 사업을 소개하며, 대한민국 홍보대사 양성 사업을 비롯해 국가정책제안 플랫폼 ‘울림’과 국가정책소통 플랫폼 ‘열림’, 국제의제참여 플랫폼 ‘위폼’, 그리고 국내 기관과의 협력 현황을 중심으로 반크의 활동 전반을 종합적으로 설명했다.
권 연구원은 먼저 ‘대한민국 홍보대사 양성 사업’을 통해 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국가유산청 등 주요 정부 기관과 협력하여 청소년과 청년을 디지털 외교관, 메타버스 외교관, 글로벌 한국 홍보대사로 양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이 ‘아시아의 중심’, ‘동북아의 관문’, ‘전 세계와 꿈과 우정을 나누는 나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국가 이미지와 브랜드 변화를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개된 국가정책제안플랫폼 ‘울림’은 국민이 역사·문화·관광·외교 분야 정책을 직접 제안할 수 있는 참여형 플랫폼으로, 정부와 국민 간 소통을 연결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국가정책소통플랫폼 ‘열림’은 정부 부처의 관련 정책과 콘텐츠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유하고, 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자유롭게 제시할 수 있는 열린 소통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아울러 국제의제참여플랫폼 ‘위폼’은 글로벌 이슈에 대한 정책 제안은 물론, 국제회의 의제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참여 기반 플랫폼으로, 시민이 국제사회 의제 형성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미령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는 “옥스퍼드 사전에 등재된 문화 관련 어휘를 살펴보면, 중국은 약 2000개, 일본은 약 1000개 수준이지만 한국은 최대 150개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과 일본은 전통문화와 현대문화를 아우르는 다양한 문화 어휘가 고르게 등재됐지만, 한국은 상대적으로 현대 문화 중심의 단어에 편중되어 있다”며 “그 결과 한국의 전통문화는 국제 언어 체계 속에서 충분히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 종이접기와 같은 전통문화 요소가 독립된 문화 개념으로 정립되지 못하고 ‘origami’라는 단일 용어 아래 포괄적으로 인식되는 구조가 지속된다면, 한국 종이접기의 역사성과 문화적 맥락 역시 제대로 전달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전 등재는 한 국가의 문화가 세계 지식 체계 속에서 어떻게 정의되고 인식되는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과정”이라며 “한국의 전통문화가 균형 있게 반영될 수 있도록 전략적인 어휘 발굴과 지속적인 등재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반크
이어 “그러나 AI는 동시에 사용자에 의해 지속해서 학습되고 변화하는 특성을 지닌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반크에서 추진하는 ‘AI 외교관 프로젝트’를 통해 국민 누구나 콘텐츠 생산 주체로 참여하고, 한국 종이접기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맥락을 AI에 지속해서 입력하고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언어와 용어가 문화 인식에 미치는 영향력을 강조하며, 종이접기의 전략적 가치에 주목했다. 그는 “과거 사례로 고추장이 ‘레드 핫 페퍼 페이스트(red hot pepper paste)’와 같이 서양인에게 익숙한 표현으로 번역되면서, 그 안에 담긴 한국 고유의 역사와 문화적 맥락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고추장’이라는 고유 명칭이 그대로 사용되며, 한국 문화의 정체성이 온전히 전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어는 사고와 인식의 틀을 형성하는 집합체로, 한 번 자리 잡은 용어는 100년, 1000년 동안 이어질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이름으로 불리느냐가 곧 그 문화를 어떻게 이해하느냐를 결정짓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제 전 세계는 BTS를 비롯한 한류를 통해 한국에 주목하고 있는 만큼, 종이접기를 단순한 공예나 놀이가 아닌 한국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콘텐츠로 확장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세계인들이 일본이나 중국을 통해 한국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종이접기를 통해 직접 한국의 문화와 가치를 접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크 청년연구원들이 종이접기 글로벌 홍보를 위한 아이디어를 발표했다.
이현우 청년연구원은 영상 AI 툴을 활용한 ‘종이접기 홍보 숏츠 콘텐츠’ 제작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그는 한국의 대표적인 장소와 상징적 키워드를 결합해, 종이접기를 문화적 스토리텔링 콘텐츠로 확장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한국의 역사적·전통적 공간과 일상의 서사를 함께 담아냄으로써, 시청자들이 ‘종이접기’라는 키워드를 보다 자연스럽게 인식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짧은 영상 형식 안에서도 한국 문화의 맥락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구체적인 사례로 그는 독도의 역사적 상징성과 한지의 강인한 복원력을 결합한 콘텐츠를 제시했다. 한지로 독도를 형상화한 뒤 이를 종이접기 형태로 구현해, 쉽게 꺾이지 않는 구조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이다. 이러한 표현을 통해 한국의 자부심인 독도를 ‘꺾이지 않는 종이접기’로 상징화하고, 한국식 종이접기가 지닌 강인한 생명력과 의미를 더욱 직관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령은 청년연구원은 K-콘텐츠를 활용한 아동용 종이접기 영상 제작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그는 인지도가 높은 K-콘텐츠를 종이접기 과정과 결합할 경우, 친숙한 캐릭터와 음악을 통해 자연스럽게 관심과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콘텐츠는 언어 장벽을 넘어 전 세계 시청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아이들은 익숙한 영상과 놀이를 통해 ‘종이접기’라는 용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이를 하나의 고유 명사로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언어 환경 속에서 한국식 용어의 인지도 확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주은 청년연구원은 SNS를 활용한 ‘K-종이접기’ 확산 전략을 제안하며, 참여를 유도하는 콘텐츠 구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인스타그램과 같은 플랫폼은 콘텐츠 확산의 핵심 채널인 만큼, 이용자들이 직접 참여하고 공유할 수 있는 구조 설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인기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종이접기 도안을 SNS에 배포하는 방식을 예로 들며, “대중에게 익숙한 캐릭터와 요소를 접목할 경우 자연스럽게 관심과 참여를 끌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애니메이션 속 갓, 한복 등 한국 전통문화 요소를 반영한 종이접기 도안을 제작해 SNS 이용자들에게 공유하고, 이를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마지윤 청년연구원은 ‘jong ie jupgi’의 해외 확산을 위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사용하고 기록하게 만드는 구조 설계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특히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개인화된 여행 기록’ 트렌드에 주목했다. 직접 그림을 그리거나 자신만의 여행 팜플렛을 제작하는 등 경험을 스스로 기록하고 재구성하는 방식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착안한 것이다. 그는 “기존 여행지에서 제공되는 팜플렛이 점차 소비되지 않고 버려지고 있는 상황은, 이를 새롭게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 기획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그는 ‘버려지는 여행 팜플렛’을 ‘나만의 기념품’으로 전환하는 참여형 콘텐츠를 제안했다. 여행지에서 얻은 종이를 활용해 경복궁이나 N서울타워와 같은 랜드마크를 직접 접어보고, 이를 실제 방문 경험과 연결한 숏폼 영상을 제작하는 방식이다.
그는 “여행 콘텐츠는 기록성과 공유성이 강해 해시태그 기반 확산에 매우 적합한 영역”이라며 “이 과정에서 ‘jong ie jupgi’는 단순한 번역어가 아니라, 특정 경험을 설명하는 언어로 기능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양 기관은 ‘AI 외교관 프로그램’을 전통 생활문화에서 교육·수학·과학·예술로 발전되고 있는 종이접기 분야에 본격 적용해, 전 세계 종이접기 회원 40만 명을 대상으로 AI 외교관을 양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종이접기 영문식 표기 통일화를 비롯해 글로벌 인지도 확산과 해외 사전 등재를 위한 활동을 지속해서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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