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좌완 전병두(24)의 별명은 ‘아닙니다’다. 두산 시절부터 워낙 수줍음을 타는 성격이어서 무슨 질문을 받아도 머뭇거리다 ‘아닙니다’로 말문을 여는 화법 탓에 유래됐다. 이런 전병두가 KIA를 거쳐 SK로 이적한 첫 등판(5월 7일 LG전)에서 덜컥 선발승을 따냈다. 마음 여린 전병두는 이에 어떤 식으로든 팀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는데 수줍은 성격 때문에 말도 못하고, 혼자 끙끙 앓았다는 후문이다. 전병두를 놀리려고 동료들이 “그런 건 크게 쏴야 된다”라고 엄포를 놓는 통에 더 좌불안석이었다. 결국 며칠을 고민한 전병두는 대구로 내려와서야 송태일 매니저에게 자문을 구했고, 피자 10판으로 최종 낙찰을 봤다. 그런데 일이 꼬일 팔자였는지 마침 지갑마저 비어 있어 피자 10판값을 송 매니저에게 빌려서야 한 턱을 낼 수 있었다. 송 매니저는 “그렇게 잘 하는데 20판값이라도 빌려 줘야죠”라며 웃었다. 그 성격에 ‘대출’까지 받아가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 냈던 용기를 팀원 전체가 이해하지 못할 리 없을 터다. 대구= 김영준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