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인생짧았지만불꽃처럼전력질주

입력 2008-05-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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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이 깨지지 않았으면…’하는 마음도 있지 않냐고 물었다. “세계적인 기록이라면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 기록이 29년 간 깨지지 않는다는 것은 그 만큼 육상이 정체되어 있다는 얘기”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남자100m 세계기록은 2007년 아사다 파월이 세운 9초74. 1979년과 비교하면 0.21초가 단축됐다. 하지만 한국은 제자리걸음. 남자세계기록으로 치자면 1930년 퍼시 윌리엄스(캐나다)가 세운 10초30과 비슷하다. 88서울올림픽에서 그리피스 조이너가 세운 여자100m세계기록(10초49)과도 별 차이가 없다. 2007년, 임희남(광주시청)은 한국 기록을 갈아 치울 뻔했다.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일본 남부그랑프리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10초29(4위)를 찍었다. 하지만 초속 2.1m(기준풍속 초속 2m)의 바람을 등지고 달려 공인받지 못했다. 가장 기록이 좋았던 선수는 10초48로 결승선을 통과한 대학부 여호수아(성결대). 기록경신은 또 미뤄졌다. 우수선수의 조기발굴에 대해 물었다. 서말구는 “속성재배의 필요성은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서말구는 고등학교 2학년 때 100m 체력검정기록이 12초10으로 우수하단 이유로 육상에 입문했다. 남들보다 늦었던 출발이 아쉬울 법도 하지만 “8년간 만 선수생활을 했기 때문에 불꽃같이 모든 열정을 쏟을 수 있었다”며 웃었다. 중요한 것은 육상의 저변. 서말구는 “박세리가 육상을 그만둔 것이 잘 한 선택이라고 하지만 육상에서 연마한 기초체력 덕분에 최고의 선수가 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9년간 변함없는 그의 기록처럼 육상에 대한 자부심도 굳건해 보였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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