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는클럽을탓하지않는다?…까다로운톱프로선수와달리‘무덤덤’

입력 2008-06-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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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사용제품과별반차이없어국산교체후LPGA톱10부활날갯짓
오랫동안 침묵을 지킨 박세리(31)가 토종 클럽을 가지고 부활을 노린다. 박세리는 지난 2일(한국시간)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긴트리뷰트에서 오랜만에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4월 7일 끝난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공동 10위 이후 두 번째로 톱10 진입이다. 5월 15일 토종 클럽메이커인 E2골프와 용품 후원계약을 체결한 박세리는 이 대회부터 새로 바꾼 아이언을 사용했다. 클럽 계약을 마친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아 새 아이언을 들고 출전한 첫 대회에서 거둔 성적치고는 예감이 좋다. 박세리의 클럽 피팅을 담당한 케이지랩의 현세용 사장은 “박세리가 새 아이언에 대해 감이 좋다. 전성기 때의 샷감을 느낄 수 있었다”며 만족해했다고 말했다. 톱 선수답지 않게 박세리는 클럽에 대해 민감하지 않다. 예전부터 사용해오던 익숙한 클럽을 선호했다. 새로 맞춘 아이언의 스펙도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이 사용하는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 E2골프에서 출시한 엑스필 아이언 헤드에 샤프트는 트루템퍼사의 라이플 라이트 5.0을 사용한다. 이 샤프트는 국내에서도 많이 사용됐던 제품이지만 이미 단종 된 지 3년 이상 된 제품으로 구입하기도 쉽지 않다. 피팅 담당자도 이 샤프트를 구하기 위해 애를 썼다는 후문이다. 그립은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도 선호하는 골프프라이드의 립(Rib) 제품을 쓴다. 스펙은 7번 아이언을 기준으로 스윙웨이트 D0, 샤프트 길이는 36.75인치를 장착했다. 이 정도 스펙이면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은 스펙이다. 현세용 사장은 “상당히 놀랐다. 많은 프로선수들의 클럽을 제작해왔지만 박세리 선수처럼 클럽에 대해 무던했던 선수도 많지 않다. 타이거 우즈나 최경주 같은 선수는 라이 각이나 헤드의 무게, 샤프트의 스펙 등 하나하나에 상당히 민감하다고 들었는데 박세리 선수의 경우 손에 익숙한 제품을 선호했다”고 말했다. ‘훌륭한 목수는 연장 탓 하지 않는다’고 박세리 역시 클럽에 대해선 예민하지 않았다. 아이언을 바꾼 박세리는 조만간 드라이버까지 교체할 예정이다. 현재는 어떤 제품을 사용할지 결정하지 않았지만 E2골프의 이맥스 드라이버를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단, 이 제품의 경우 아직 USGA의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로 성능 검사 등을 받기까지는 최소 2∼3개월 이상 소요돼 빠르면 8월 말이나 되어야 이 드라이버를 사용할 전망이다. 전성기 시절 박세리는 70육박하는 그린 적중률을 보였다. 그러던 것이 2005년부터 63내외로 뚝 떨어졌다. 드라이버도 들쑥날쑥해 페어웨이 적중률이 좋지 않다. 2008년 드라이브 샷 페어웨이 적중률은 52로 162위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박세리가 예년의 기량을 회복하기 위해선 드라이브 샷과 아이언 샷의 정확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새로 바꾼 아이언으로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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