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프리토킹]맨유지옥스케줄,퍼거슨열받았다!

입력 2008-06-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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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009시즌일정표논란
평소에도 붉은 얼굴 때문에 화가 난 것으로 자주 오해 받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이번에 제대로 열을 받았다. 그렇지 않아도 호날두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에 속않이를 하고 있는 그는 EPL 2008-2009 시즌 경기 일정표를 보자 또 한번 격노했다. ○ 최악의 경기 일정에 격노 퍼거슨은 지난 시즌에도 챔피언스리그 원정 경기 후 곧바로 프리미어리그 원정 경기를 벌여야 하는 일정 때문에 불만을 토로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제는 여섯 번의 챔스리그 원정 경기 후에 모두 어웨이 경기를 벌여야 하는 최악의 대진표를 받아 든 것이다. 그것도 모두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프리미어리그 상위팀들과의 경기로 짜여 있어 맨유의 더블 수성이 더욱 험난할 것임을 퍼거슨은 직감한 것이다. 최근 공개된 맨유의 이번 시즌 대진표에 따르면, 맨유는 챔스리그 경기를 위해 유럽 원정을 다녀온 이후 첼시를 시작으로 블랙번, 에버턴, 아스널, 맨체스터 시티 그리고 토트넘과의 원정 경기를 벌여야 한다. 특히 맨유는 첫 번째 챔스리그 경기 원정 후 첼시와 리버풀의 홈으로 원정경기를 떠나야 한다. 스탬포드 브리지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는 맨유의 라이벌 첼시는 물론이고 빅4의 하나인 아스널, 지난 시즌 맨유에 2전 전승을 거둔 더비 맨체스터 시티, 거기에 언제라도 맨유에 패배를 안길 잠재력을 가진 전통의 강호 블랙번, 에버턴, 토트넘 모두가 맨유로서는 유럽 원정 후 다시 원정을 가기에 부담이 되는 팀들이다. 더욱이 맨유와 함께 챔스리그와 프리미어리그에서 자웅을 겨룰 첼시와 리버풀은 유럽 원정 후 네 번의 홈경기를 가져 상대적으로 유리한 일정표를 받았다. 하지만 아스널의 경우에는 챔스리그 원정 후 총 5번의 원정 경기가 잡혀있어 웽거 감독도 퍼거슨과 동병상련의 심정이다. ○ 지난 시즌에도 일정 때문에 고전 맨유의 전설 중의 하나로 불리며 1968년 유로피언컵 챔피언인 파디 크레란드는 맨유의 가혹한 경기 일정을 가리켜 “프리미어리그는 이제 망신거리로 전락했다”며 맨유에 대한 배려를 아쉬워했다. 그는 프리미어리그가 맨유가 챔스리그 왕좌를 지키는데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방해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크레란드는 다른 모든 나라들은 자국 팀들이 유럽 무대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최대한 도움을 주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는데, 프리미어리그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이건 부끄러운 일이다. 맨유는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클럽인데 프리미어리그 일정은 그들에게 불리하게 짜여있다” 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크레란드는 “챔스리그 경기를 위해 맨유는 동유럽까지도 가야 하는데 이럴 경우 목요일 새벽 4시 이전에는 잉글랜드에 돌아올 수가 없다. 그리고 나서 바로 프리미어 원정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선수들의 체력적 부담을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시즌 맨유는 챔스리그 원정 후 벌어진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로마 원정 후 벌어진 미들즈브러와의 원정은 비겼고, 누 캄프에서 벌어진 챔스리그 준결승에서 돌아와 가진 첼시와의 경기는 1-2로 패했다. 당시 패배 후 최강의 스쿼드로 첼시전을 치르지 않았다며 퍼거슨의 용병술이 비난의 도마에 올랐지만, 바르셀로나-첼시-바르셀로나로 이어지는 중요하고 힘든 경기를 위한 퍼거슨의 고육지책이었던 것이다. 크레란드는 “맨유 같이 챔스리그와 프리미어리그 모두를 뛰어야 하는 팀은 철저히 선수들의 체력과 건강상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두 시즌 전 AC 밀란에게 패한 것은 바로 이점을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 라이벌 첼시와 리버풀은 유리한 일정 이에 반해 지난 시즌 맨유의 더블 달성은 선수들을 골고루 기용하여 체력적 안배를 했기에 가능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맨유에는 올 시즌이 어느 때보다도 벅찬 강행군이 예정되어 있다. 이는 맨유가 챔스리그와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이라는 자격에서 오는 것으로, 다른 어느 프리미어 클럽보다 빡빡한 경기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이미 확정된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조정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올 한해는 현실적으로 숨 가쁜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8월 30일 예정된 풀럼과의 경기는 그 전날 모나코에서 벌어지는 제니트 상트 페테르부르크와의 유로피언 슈퍼컵으로 인해 조정이 불가피하다. 또한 12월 20일 위건전은 물리적으로 개최되기 불가능한데 이 날 맨유는 유럽 클럽 챔피언 자격으로 도쿄에서 벌어지는 월드클럽 챔피언십에 참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무리한 경기 일정표 때문에 프리미어 빅4 중 맨유와 아스널은 흐림, 첼시와 리버풀은 맑음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많은 팬들은 경기 스케줄을 올 시즌 중요한 변수 중의 하나로 꼽고 있는 실정이다. 아스널이 시즌 막판 맨유, 첼시, 리버풀 등과의 빅 게임이 몰려 있는 것도 팬들이 아쉬워하는 대목이다. 시즌 내내 톱 클럽들 간의 대결을 골고루 보는 것이 팬들에게는 좀 더 충실한 관전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1년 시험 시간표를 받아둔 빅4 매니저들이 과연 어떤 용병술로 유불리를 헤쳐나갈 지 벌써부터 팬들은 주목하고 있다. 요크(영국)=전홍석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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