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KIA-한화전을 앞둔 청주구장.
최근 두 번 등판에서 모두 패전 멍에를 쓴 한화 ‘괴물투수’ 류현진이 짧은 스포츠형 머리를 하고 나타났다. 심기일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 “어제 대전의 한 미용실에서 일부러 짧게 깎았다”는 게 그의 말이었다.
그러나 굳은 의지로 머리를 짧게 깎은 류현진은 KIA 장성호의 말에 ‘상처’를 받고 말았다. 장성호는 미리 훈련을 마친 류현진이 꾸벅 인사를 하며 다가오자 대뜸 “멀리서 보고 이범호인줄 알았다. 똑같이 생겼다”며 웃었다. 당황(?)한 표정을 짓던 류현진, “남들은 나보고 정대세 닮았다고 하던데. 정대세 닮았잖아요”라며 반격을 시도했지만 마음이 상한 표정이 역력했다. 이범호보다는 북한 축구팀의 영웅 정대세를 닮았다는 말이 더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장성호가 이어 “왜 깎았냐?”고 물었다. 이미 마음이 상한 류현진은 “그냥요”라고 은근슬쩍 넘어가려 했다. 그러자 장성호의 마지막 한마디. 이 말에 류현진은 제대로 한방 먹은 듯 멍한 표정이 되고 말았다. “머리 깎는다고 안 오던 볼이 제대로 온다냐?”
청주 |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