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독일축구‘슈퍼스타없지만,뭉쳐서이긴다’

입력 2008-06-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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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와이번스는 왜 강한가. SK는 4월 25경기 만에 20승을 거뒀다. 이후 SK는 5월 숨고르기(13승 12패)를 거쳐 6월 들어 24일까지 고작 두 번을 졌을 뿐이다. 이 사이 9연승 포함, 15번을 이겼다. 24일 롯데전 승리(9-5)로 다시 4연승이 진행 중이다. 김성근 감독은 “6월 내 50승 도달”을 말하고 있다. 24일까지 48승(20패)이니까 결코 꿈이 아니다. 승률은 7할을 웃돌고, 팀 타율은 3할에 근접한다. 2위 두산에 9경기나 앞서있다. 이렇듯 SK는 역대 최강팀과 견줄만한 실적을 내고 있음에도 상대팀은 묘하게도 “해볼만한 상대”라고 평한다. 그러나 끝나보면 승자는 SK다. 강해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니까 강한 팀, SK가 특별한 비결은 무엇인가. ○見을 넘어 視를 거쳐 診으로 김 감독은 문학구장 감독실 칠판에 見(견)-視(시)-診(진)을 적어 놨다. 뜻을 물어보자 “똑같은 ‘보다’란 의미지만 그 단계가 다르다”란 선문답이 돌아왔다. 궁극의 단계는 물론 ‘診’으로 ‘선수들이 감독의 눈으로 게임을 읽을 수 있는’ 수준이다. 예를 들면 선수가 번트를 대더라도 시키니까 하는 게 아니라 게임의 흐름을 스스로 읽고 알아서 희생하는 경지다. 실제로 김 감독은 최근 거의 사인을 내지 않는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SK는 視를 넘어 診을 향해 접근하고 있다”고 평했다. 김 감독이 대망하는 診에 도달한 팀은 V9(9년 연속 일본시리즈 우승)를 달성한 전설의 요미우리 자이언츠다. 1960-70년대 요미우리는 단순히 나가시마 시게오-왕정치가 있어서가 아니라 가와카미 데쓰하루 감독의 리더십 아래 조직력의 야구를 완성한 팀으로 김 감독은 인식한다. ○해태가 브라질 축구라면 SK는 독일 축구 축구 종주국인 잉글랜드의 골게터 게리 리네커는 “축구는 22명이 공을 따라 이리저리 뛰어다니지만 결국 독일이 이기는 스포츠”라고 말했다. SK의 토털 베이스볼(전원야구)은 개인이 아니라 팀으로 승리하는 독일 축구와 닮았다. 슈퍼스타는 없지만 선수 전원이 톱니바퀴의 부품처럼 적재적소에서 고유의 기능을 발휘한다. 이런 SK와 대비를 이루는 팀으로 김 감독은 해태 타이거즈를 꼽았다. 당대의 스타들이 모여서 상대를 압도해버린 해태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김응룡 감독(현 삼성 사장)은 스타 선수들의 개성을 살려주면서 강점으로 제압했다. 반면 김성근 감독의 SK는 상대가 두려워하는 팀이 아니라 경기하기 싫은 팀에 가깝다. SK의 전력은 분산되어 있고, 상대의 약점을 집중 공략하기에 대응하기 여간 껄끄럽지 않다. ○이기는 루트가 다양하다 SK의 강점은 상대의 전력분석 능력과 더불어 승리 옵션이 다변화된 점에 있다. 4월에 불펜의 힘으로 치고 나갔다면 6월엔 타선이 일등공신이다. 이밖에 김광현, 채병용 등 선발진도 고비 때마다 팀을 떠받쳤다. 채병용, 조웅천, 이호준, 박재상 등 부상자가 끊이지 않는데도 티가 거의 안 나는 근원적 이유이기도 하다. 24일 롯데전에서도 SK는 불펜과 수비, 그리고 타선 집중력으로 흐름을 가져왔다. 선발 송은범이 1.1이닝 2실점으로 조기 강판됐지만 이승호(3.2이닝 무실점)가 뒤를 받쳤다. 나주환과 이진영, 박정권이 육탄 수비로 실점을 막는 사이, 타선은 5회 5득점으로 폭발했다. 2-2 동점에서 2사 후 3연속 안타와 김재현의 우월 3점포(시즌 6호)로 롯데 송승준을 무너뜨렸다. 2004년 10월 2일 문학 두산전 선발승 이후 1361일 만에 이승호에게 승리를 선사하는 한 방이었다. 마산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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