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명경고-벌타…KLPGA“출전선수줄이는방안검토”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가 늑장플레이에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3일 경기 용인 레이크사이드골프장에서 열린 레이크사이드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늑장플레이로 인해 무려 19명의 선수가 경고와 벌타를 받았다.
이창희(19)는 17번홀(파3)에서 티샷에 18초30, 그린 위에서 버디 퍼트 시도로 1분42초51, 파 퍼트로 53초73을 사용해 늑장플레이로 1벌타를 받았다. KLPGA 규정 상 선수의 플레이 시간은 1타 당 30초를 사용할 수 있다. 10초를 초과하면 벌타를 받는다. 1회 위반하면 1벌타가 부여되고, 두 번째 위반 시 2벌타와 벌금 10만원, 세 번 이상 위반하면 실격에 벌금 30만원이다.
지난 KB 국민은행 스타투어 2차전에서 한 차례 경고를 받았던 이창희는 이번에 다시 늑장플레이 경고를 받아 1벌타를 받았다.
이밖에도 신지애를 비롯한 18명의 선수가 늑장플레이로 무더기 경고를 받았다. 이에 대해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는 “경기 속도가 너무 느려 선수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앞으로 더욱 강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현재 예선전에 120명의 선수가 참여하고 있는데 하반기부터는 108명으로 출전선수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18홀 플레이에 소요된 시간은 무려 6시간30분으로 집계됐다. 오전 7시54분 티오프한 최우리(23·김영주골프), 서보미(27), 김현명(23) 조가 2시 20분에 경기를 마쳐 6시간16분이 소요됐다. 마지막 팀으로 출전한 신지애(20·하이마트), 유소연(18·하이마트), 최혜용(18·LIG)조는 9시51분 티오프해 4시20분에 종료, 6시간 29분 동안 플레이 했다.
KLPGA의 늑장 플레이에 대한 지적은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6월 15일 BC카드클래식에 출전했던 박세리는 “6시간 이상씩 플레이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선수들의 플레이 습관을 고치지 않을 경우 외국에 나가 고생할 것”이라고 놀라워했다.
해외에서도 국내 선수들의 늑장 플레이는 자주 도마 위에 오른다.
지난 2월 열린 LPGA투어 SBS오픈에서 브라질 교포 안젤라 박은 10번홀에서 느닷없이 늑장플레이를 이유로 2벌타를 부과 받았다.
박세리(31)와 김미현(32·KTF)도 LPGA투어 진출 초기 늑장플레이의 희생양이 됐다. 박세리는 데뷔 이듬해인 1999년 칙필A채리티챔피언십에서, 김미현은 듀모리에클래식에서 늑장플레이로 벌타를 받았다. 늑장플레이는 다른 선수의 플레이를 방해하고, 경기의 흐름을 지연시켜 흥미를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각국의 골프협회들이 단호하게 대처하고 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