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베이징올림픽 첫 상대인 카메룬전을 대비한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 박성화 감독은 이날 컨디션이 좋은 베스트 11을 선발 출전, 가장 진지하게 모의고사를 치렀다. 4-4-2 포메이션을 구사한 가운데 아기자기한 미드필드 플레이 보다는 롱 킥에 의한 공간 침투가 무엇보다 눈에 띈 전술이었다. 박 감독의 복심이 드러난 대목이다. ○롱 킥 한번에 골 찬스 중앙 미드필더 김정우와 기성용에게 내려진 핵심 임무는 세밀한 짧은 패스 보다는 경기장을 넓게 보면서 한번에 찬스를 만들 수 있는 ‘롱 패스’였다. 공격수인 이근호와 박주영, 양 날개인 이청용과 김승용의 빠른 발을 이용해보겠다는 작전이다. 타깃맨이 없는 한국으로서는 충분히 시도해볼만한 전술 패턴이다. 전반에는 몇차례 상대 문전을 위협하며 나름대로 효과를 거뒀다. 하지만 같은 패턴을 지속한다는 것은 상대에게 수를 읽히게 마련이다. 공격 패턴의 단조로움을 피해야한다는 지적이 많다. 또한 운동장을 넓게 쓴다지만 롱 패스의 정확도가 떨어진다면 선수들의 체력과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박주영의 답답한 골 갈증 카메룬 이탈리아 등 객관적인 전략상 강팀과 한조를 이룬 한국으로서는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 그래서 박 감독의 머릿속에는 ‘선 수비, 후 공격’ 전술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승부는 골로 결정된다. 공격수들의 골 가뭄을 해소하지 않으면 힘들어진다. 이근호가 연속골을 터뜨리는 등 절정의 골 감각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 이외 공격수들의 골 가뭄은 걱정스런 수준이다. 공격 자원이 풍부하고, 공격수들이 다양한 루트에서 골을 넣어야만 상대를 당혹스럽게 할 수 있는 것은 상식이다. 특히 걱정스러운 것은 박주영이다. 이날도 계속해서 단독 찬스를 잡아냈지만 결국 골을 성공하지는 못했다. 심리적으로 상당히 위축된 모습을 보인 것은 물론이고 슈팅 타이밍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좋은 찬스에서 볼을 잡으면 스스로 해결할지, 아니면 동료를 이용할 지를 빨리 판단하지 못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또한 슛 동작은 상대 수비가 커버하기 전에 반 박자 빨리 처리해야만 골 넣을 확률이 높아진다. 수원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