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올스타전동군1번타자깜짝출전홈런포함4안타…올림픽메달신호탄
롯데 이대호(27)가 생애 처음 1번타자로 나서 생애 두 번째 ‘미스터 올스타’에 뽑혔다.
이대호는 3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08삼성PAVV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동군의 3루수 겸 ‘1번타자’로 깜짝 선발출장해 홈런 1방을 포함해 5타수 4안타 1타점 3득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3루타만 쳤으면 사이클링히트를 작성할 뻔했다. 기자단투표에서 총 60표 중 52표를 휩쓸면서 ‘별중의 별’로 문학의 밤하늘에 찬란하게 떠올랐다.
개인적으로는 2005년에 이어 생애 두 번째 올스타전 MVP다. 2005년 올스타전도 문학구장에서 열려 문학구장과 특별한 인연을 과시했다.
이로써 롯데는 유난히 올스타전에 강한 면을 자랑하고 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올해까지 27년 역사의 올스타전에서 11차례나 MVP를 배출했기 때문이다. 82년과 84년 김용희, 89년 허규옥, 90년 김민호, 91년 김응국, 98-99년 박정태, 2004년 정수근, 2005년 이대호, 2007년 정수근, 2008년 이대호가 주인공이다. 특히 김용희, 박정태, 정수근, 이대호는 2차례씩이나 ‘미스터 올스타’에 선정됐는데 롯데 외에는 2차례 MVP를 수상한 선수가 없다.
이날의 ‘이대호 1번타자’ 깜짝쇼는 동군 김성근 감독의 아이디어였다. 발 빠른 두산 이종욱 대신 롯데 4번타자 이대호를 1번에 배치하는 파격(?)을 감행하자 모두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김 감독은 “새벽 2시까지 오더 때문에 고민했는데 덩치 순으로 타순을 짰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그러면서 “많이 나가서 많이 치라는 뜻”이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이대호의 깜짝 1번타자 기용은 대성공이었다. 선두타자 이대호는 첫 타석부터 좌측 펜스 상단을 때리는 2루타를 때려냈다. 두 번째 타석에서도 우전안타, 세 번째는 우월 솔로홈런이었다. 8회 마지막 타석에서 3루타를 치면 사이클링히트였지만 그는 볼카운트 1-1에서 3루쪽 기습번트를 대 팬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이대호는 “2005년 MVP를 탈 때는 여자친구와 싸우는 바람에 여기 오지 않았다. 일생에서 한번뿐인 상일 수 있어서 섭섭했는데 오늘은 여자친구가 있어서 기뻤다. 오늘 홈런을 치면서 손가락으로 관중석에 앉은 여자친구에게 사인을 했다”면서 활짝 웃었다.
동군은 이날 장단 17안타를 때리면서 솔로홈런 3방으로 맞선 서군에 11-4로 승리, 최근 5년연속 승리 및 역대전적 21승1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이어갔다. 17안타는 역대 올스타전 한팀 최다안타인 16안타를 넘어선 신기록이다.
문학= 이재국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