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온라인을 통한 국제적 티켓 사기 사건이 발생해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한 인터넷 사이트(www.beijingticketing.com)에서는 수 천만원짜리 암표도 없어서 못 판다는 개막식의 A석표를 2150달러(약 220만원)에 내놓는 등 올림픽 전 경기의 표를 온라인으로 판매한다고 게시했다. 이 사이트는 사기를 위장하기 위해 마치 올림픽 공식티켓 판매사이트처럼 그럴 듯하게 외관을 꾸미는 한편 저렴한 C∼F석은 매진된 것으로 하고, 문의 폭주를 이유로 전화 대신 메일로 문의를 받는 등 치밀한 사기망을 짰다. 개막식을 포함한 베이징올림픽의 모든 티켓은 지난 7월 27일부로 전석 매진됐다. 이를 모르는 구매자들은 적게는 200달러(20만원)에서 많게는 5만7000달러(5800만원)에 이르는 돈을 송금했으나 원하는 티켓은 ‘당연히’ 받을 수 없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사기 사건을 접수하고 해당 사이트에 대한 폐쇄 조치에 나섰을 때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수 백 명의 피해자들이 발생한 상황. 특히 호주에서는 국가대표선수 가족들이 사기 사이트를 통해 대량으로 티켓을 구매했다가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 외에도 미국과 영국, 일본, 노르웨이, 뉴질랜드 등 가짜 표를 구입했다가 속은 피해자들이 세계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각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고 홍보해 왔으나 사실 확인 결과 거짓으로 드러났다. IOC는 미 연방법원에 가짜 사이트 폐쇄를 요구했고, 그 결과 현재 이 사이트는 접속이 불가능하다. 가짜 티켓판매 외에도 각종 올림픽 관련 사기행각이 유행하고 있다. 중국 산시 공안청이 공개한 9가지 대표적 사기 유형을 보면 가짜 올림픽 기념주화 및 기념품 판매, 올림픽 채권이나 펀드 구입 등이 포함돼 있다.‘올림픽 메달 보관창고에 화재가 났기 때문에 분실한 메달을 사두면 정부가 이를 고가에 매입할 것’이라는 루머도 떠돌고 있다. 올림픽을 빙자한 사기 모금은 고전적 수법. 올림픽 명예기자로 뽑혀 특별훈련을 받아야 한다며 비용을 요구하는 등 사기 수법은 갈수록 지능화 되고 있다. ‘짝퉁 천국’중국은 지금 사기와 짝퉁의 올림픽도 열고 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