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범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2008 베이징올림픽의 미스터리 도난 사고가 발생했다. 도대체 누가 뉴질랜드 대표팀의 산악자전거를 훔쳐갔다 도로 가져다 놓았을까?
15일 로이터 통신은 베이징 올림픽촌에서 발생한 자전거 도난 사건을 보도했다. 뉴질랜드 대표팀은 먼 거리를 오갈 때 쉽게 이동하려고 자국에서 산악자전거 10대를 가져와 이용하고 있었다. 선수들은 자전거 없이 먼 거리를 이동하는 데에 익숙하지 않을뿐더러, 수영 선수들은 올림픽 촌 식당까지 250m 거리를 다니는 것에 피곤함을 호소할 정도다.
뉴질랜드 팀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도 올림픽촌에 자전거 지정 도로가 없다고 투덜거려 조직위원회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는 뉴질랜드 선수들이 어디에서든 자전거를 타고 다닐 수 있도록 했다.
뉴질랜드 선수들이 이처럼 애지중지 아끼던 자전거가 어느 날 감쪽같이 8대가 사라져버렸다. 팀 대표 ‘데이브 커리’가 셜록 홈즈처럼 수사에 들어갔다. 단, 국제적 행사에 참석한 만큼 범인은 꼬집어 밝히려 하지 않았다.
그는 “누가 자전거를 가져갔는지 알고 싶지 않다. 단지 꼭 되돌려 받기만 하면 된다”며 미국, 칠레, 아랍에미리트 연합 등에 진심으로 호소하고 다녔다. 이 소식을 들은 다른 나라들은 재빠르게 의심 가는 명단을 들먹이며 술렁거렸다.
산악지대의 네팔인? 모래사막의 사우디아라비아인? 그도 아니면 빙산의 아이슬란드인? 산악자전거가 필요한 나라들이 용의 선상에 올랐다.
그러나 사건 발생 48시간 뒤! 깜짝 놀랄 일이 발생했다. 자전거는 그대로 있던 자리에 돌아와 있었다. 커리는 도둑이 누구인지 아는 듯 했지만, 말하고 싶지 않은 눈치였다. “우정을 위해서 누가 저지른 일인지 추리하지 않겠다”는 묘한 말만 남겼다.
뉴질랜드 팀의 자전거 도난 사건은 마치 ‘파랩’ 사건처럼 추리 소설 감이 됐다. ‘천국의 윙크’라는 뜻을 가진 파랩은 1926년 뉴질랜드에서 태어난 세계 최고 경주마였다. 대중의 사랑을 받던 명마는 호주에서 미국으로 옮겨 다니던 어느 날 의문의 살해를 당했다. 아직도 범인은 모른다. 호주와 뉴질랜드의 영웅이 된 명마는 지금까지 영화와 소설 소재로 쓰이고 있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