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심불끈’장미란…태릉선수촌서‘살찌우기식단’

입력 2008-08-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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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 내 식당. 한 덩치 큰 여성이 가녀린 친구들과 함께 한창 식사중 이었다. 그의 식탁은 산해진미로 가득했다. 불고기 돈가스 오징어볶음 삼치구이 등…. 식판에 또 다른 음식들을 한가득 쌓아 놓았다. 그녀는 천천히 음식을 입에 넣은 뒤 씹고 또 씹었다. 여자 역도 국가대표팀 장미란(25)은 태릉선수촌에서 식사량이 가장 많은 인물로 꼽힌다. 아침 점심 저녁은 물론 간식과 야식도 빼놓지 않는 대식가다. 우람한 몸매만큼 많은 음식을 먹는 그이지만 식사하는 모양새가 그리 맛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이유는 이렇다. “좀 더 무거운 중량을 들려면 몸무게를 늘려야 해요. 먹기 싫어도 억지로 먹어야 힘이 붙죠.” 장미란이 베이징 올림픽에 나설 때의 몸무게는 116.75kg. 2004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을 차지했을 때의 110kg보다 7kg 가까이 체중을 불렸다. 그 결과 16일 베이징 올림픽 여자 역도 75kg 이상급에서 인상(140kg) 용상(186kg) 합계(326kg)에서 모두 다섯 차례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태릉선수촌에서 ‘밥심’으로 찌운 살이 금메달로 이어진 셈이다. 여기에 체육과학연구원(KISS)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장미란의 몸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최고의 여자 역사(力士)로 만들어냈다. 장미란은 바벨을 들어올릴 때 오른발이 뒤로 빠지는 버릇이 있었다. 바벨을 들어올린 양 팔중 왼쪽 팔이 낮았다. 원인은 중학교 때 교통사고로 다친 오른쪽 무릎에 있었다. KISS는 장미란의 이런 문제점을 발견하고 좌우 근력이 균형을 이루는 훈련을 통해 체형 교정 작업을 했다. 뒷굽이 나무로 된 신발도 장미란의 기록 경신에 한몫을 했다. 딱딱한 나무 뒷굽은 장미란이 바벨을 들어 머리 위로 끌어올릴 때까지 몸의 균형을 도왔다. 베이징=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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