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협회가 주장하고 있는 영어 시험제도에 관해 실제로 LPGA 투어에서 활약중인 한국 선수들은 대부분 무덤덤한 반응이다.
박세리는 후배 선수들과 간단한 회의를 거쳐 “이미 오래전부터 예상했던 일이고, 크게 문제될 것 없다는 쪽으로 선수들과 대화를 마쳤다”고 전했다. 이선화는 골프 전문지 골프위크와의 인터뷰를 통해 “영어 과외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좋은 스폰서십을 유지하기 위해 이런 제도가 생기는 것을 모두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원컵 SBS채리티여자오픈에 출전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해외파 선수들도 대부분 크게 문제될 것 없다는 반응이다. JLPGA에서 활약중인 구옥희는 “LPGA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을 경계하기 위해 이번 조치를 발표했는데, 일본에서도 조금은 경계하는 눈치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의 경우 대부분 준비를 잘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8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LPGA투어 풀 시드를 획득한 신지애는 이미 우승 인터뷰를 서투르지만 영어로 소화할 만큼 준비되어 있다. 소속사 측에서도 “영어 공부를 꾸준히 해왔고,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기 때문에 별 문제 없다”는 반응이다.
US 여자오픈 우승자인 박인비 역시 “LPGA투어의 이번 조치에 대해 말이 많은데, 정작 선수들은 덤덤하다. LPGA에서 아주 어려운 걸 요구하는 게 아니고, 대화할 수 있는 수준을 요구하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LPGA투어에서의 영어 사용은 굳이 LPGA 협회가 제재하고 나서지 않아도 한국 선수들이 투어에 적응하고 생존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LPGA투어에서 활약중인 대부분의 선수들은 외국인 캐디를 고용하는데 이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해서도 영어 회화는 꼭 필요하다. 팬들이나 스폰서 언론과 좀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그렇다.
한국프로골프협회(KLPGA) 관계자는 “LPGA 진출을 앞두고 대부분의 선수들이 영어를 준비하고 있기는 하지만 운동에 치중하다 보면 부족할 수 있다. 일부 선수들은 영어 사용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것이 사실인 만큼 출전정지 대신 벌금 등으로 재제 수위를 낮춰 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선|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