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투수운용한계 12점내줘…이상목 1회에만 5실점아쉬워
올해부터 바뀐 준플레이오프 5전3선승제, 플레이오프 7전4선승제가 당초 의도한대로 팬들의 뜨거운 관심과 관중동원에는 성공하고 있다. 그러나 4차전은 이미 한국시리즈에 선착해있는 페넌트레이스 1위 SK가 얼마나 유리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게임이었다고 할 수 있다.
○ 만약 7전4선승제가 아니었다면
준플레이오프를 거친 삼성이 투수 운용에서 한계를 보여줬다. 만약 플레이오프가 5전3선승제였다면 12-6 같은 스코어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선동열 감독 입장에서는 현 제도 내에서 이기는 게임과 지는 게임을 확연히 구별하면서 투수 운용을 할 수밖에 없고, 4차전 이상목-전병호-조진호로 이어진 투수운용은 이같은 의도를 엿볼 수 있었다. 4인 선발 체제를 쓰는 삼성의 한계였을 것이다. 1회초 5실점으로 사실상 승부는 일찌감치 갈렸다.
○ 이상목이 1회를 2점 이내로 막았더라면
삼성 선발 이상목은 구속 자체가 빠르지 않은 약점 때문에 지나치게 코너워크에 의존했다. 페넌트레이스보다 좁아진 스트라이크 존을 감안할 때 직구가 빠르지 않은 이상목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이상목으로선 3번 김현수, 4번 김동주에게 연속 볼넷을 내준 게 아쉬웠다. 특히 김동주에게는 몸쪽 승부를 고집하면서 유인구로 방망이를 끌어내려했지만 김동주가 이에 걸려들지 않고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면서 크게 흔들렸다. 이상목이 1회를 어렵더라도 2점 이내에서 막았다면 승부 흐름이 이처럼 일방적으로 끝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 두산으로 분위기를 확정지은 이대수 호수비
1회말 삼성은 선두타자 박한이의 땅볼 때 두산 2루수 고영민의 실책으로 무사 2루, 추격 기회를 잡았지만 다음 신명철의 타석 때 상대 유격수 이대수의 호수비에 반전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좌중간으로 빠지는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한 이대수가 어렵게 1루에 볼을 뿌려 타자주자를 아웃시키면서 두산은 편안하게 갔고, 삼성 선수단은 ‘오늘 게임이 어렵다’고 느꼈을 것이다.
허구연 스포츠동아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