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반란’부담없이싸운덕?

입력 2008-11-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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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축구선수권대회에서 현재의 축구협회(FA)컵으로 대회 명칭이 바뀐 2001년 이후 프로팀과 실업팀은 모두 61차례 만났다. 결과는 45승 16패(승부차기 결과는 모두 승, 패로 간주)로 프로의 우세. 5일 고양 국민은행이 전북 현대를 승부차기 끝에 꺾으면서 실업팀은 17번째 승리를 기록하게 됐다. ‘다윗’이 ‘골리앗’을 꺾는 게 묘미인 FA컵. ‘이변’은 늘 있어왔고 또 앞으로도 존재할 전망이다. ○‘부담감’에 대한 상반된 시각 최강희 전북 감독은 “우리는 쫓기는 심정이다. 상대가 밀집수비로 나오면 빨리 골을 넣어야 한다는 마음에 조급해하다가 경기를 망칠 수가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이우형 국민은행 감독은 “선수들에게 부담 갖지 말고 편안하게 경기하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두 감독 모두 ‘부담감’을 화두로 삼았지만 경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정반대의 예상을 내놓은 셈이다. 실제로 실업팀들은 프로와의 경기에서 수비를 두껍게 선 후 역습으로 ‘카운트어택’ 한 방을 노리는 전술을 들고 나서게 마련인데, 여기에 휘말려 고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실업팀이 승리한 16차례 경기 중 10번이 승부차기로 승부가 갈린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날도 마찬가지. 전북은 전반 27분, 상대 수비가 골키퍼에게 잘못 백 패스한 볼을 잡아 다이치가 완벽한 찬스를 잡았지만 슛이 크로스바를 때리고 말았다. 평소 같으면 가볍게 밀어 넣을 수 있는 상황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한 것. 승부차기에서도 전북은 무려 3명의 선수가 실축을 범하며 무너졌다. 반대로 국민은행은 웅크리고 있다가 빠른 역습으로 몇 차례 전북 골문을 위협한 끝에 동점골을 뽑아냈고 결국 승부차기 끝에 대어를 낚는데 성공했다. ○국민은행, 미포조선 프로킬러 역대 FA컵에서 프로팀을 상대로 가장 많은 승수를 올린 실업팀은 어디일까. 바로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이날 전북전 승리로 통산 6승째를 올렸고 뒤이어 미포조선은 5승을 기록 중이다. 프로팀 감독들이 “국민은행과 미포조선을 만나면 절대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으는 것도 이 때문. 특히, 두 팀은 2005년과 2006년 각각 결승과 준결승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키며 프로킬러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굳혔다. 미포조선은 2005년, 결승에 오를 때 16강부터 4강까지 대전, 포항, 전남을 연파한 뒤 결승에서 전북에 아쉽게 0-1로 패했다. 국민은행도 2006년, 32강부터 8강까지 울산, 광주, 경남을 제압하며 화제를 모았지만 4강에서 수원에 0-2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러나 아직까지 FA컵에서 실업팀이 우승한 사례는 없다. 미포조선이 2005년 결승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다. 고양= 윤태석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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