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족한 모습이었다. 허정무호가 ´가상의 사우디´ 카타르와 치른 평가전에서 아쉬운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허정무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베스트11 이외에 필드 플레이어 교체선수 7명과 골키퍼 정성룡(23, 성남)까지 교체투입하며 사우디전 옥석가리기에 비중을 두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전반 7분 이청용(20, 서울)의 선제골 이후 개인기와 스피드를 바탕으로 짧은 패스로 공격을 전개한 카타르에 고전하다 후반 29분 실점, 결국 무승부를 거두는 결과를 얻으며 아쉬움을 안겼다. 카타르가 한국전에서 펼친 전술 대부분이 오는 20일 리야드에서 열리는 2010 남아공우러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3차전에서 만날 사우디아라비아가 사용하는 전술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클 수 밖에 없다. 지난 11월 1일 K-리그 부산아이파크전에서 비신사적인 파울로 퇴장당해 심적 부담을 안고 있던 이청용(20, 서울)이 프리킥 선제골을 터뜨리며 부담감을 떨친 점은 작은 위안거리로 남았다. 허 감독은 이날 이근호(23, 대구)와 정성훈(29, 부산)을 투톱으로 세우고 염기훈(25, 울산), 김정우(26, 성남), 기성용(19, 서울), 이청용을 미드필더에, 김치우(25, 서울), 강민수(22, 전북), 조용형(25, 제주), 조원희(25, 수원)를 포백으로 내세운 4-4-2 포메이션으로 카타르전을 시작했다. 좌우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한 염기훈과 기성용은 측면에서 전개된 역습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격을 이끌어갔고, 중앙으로 침투해 슛 찬스를 만드는 등 만족스러운 모습을 선보였다. 중앙에서 김정우와 짝을 이뤄 공격을 뒷받침한 기성용 역시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측면과 중앙에서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동료들에게 멋진 패스를 연결해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공격과 수비에서는 역시나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었다. 정성훈은 측면에서 전개된 크로스에서 공을 받는 움직임까지는 좋았으나, 마무리 동작까지는 이어지지 않아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이근호 역시 측면을 분주히 오가며 미드필드 진영에서 공급되는 패스를 전달 받았으나 카타르의 밀집수비를 뚫지 못하며 공을 빼앗기기 일쑤였다. 수비진은 스피드를 앞세운 카타르의 공격을 전반전까지 협력수비로 잘 막아냈으나, 후반전 김치우의 교체로 강민수가 왼쪽 측면으로 이동하며 생긴 구멍을 커버하지 못하며 힘든 경기를 펼쳤다. 전문가들은 이날 경기에서 드러난 문제점이 오는 16일과 17일 도하와 리야드 현지로 합류하는 박지성(27,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31, 도르트문트), 오범석(24, 사마라), 박주영(23, 모나코) 등 해외파 4인방의 합류로 해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지성은 미드필더와 공격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 카타르전에서 다소 엇박자를 보인 공격전개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이며 최전방 스트라이커 박주영은 프랑스 리그1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탄력을 앞세운 사우디 수비진을 효과적으로 뚫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위르겐 클롭 감독의 신임 속에 분데스리가에서 연일 풀타임 출장을 기록 중인 이영표 역시 이날 문제점을 드러낸 왼쪽 측면 수비에서 활약이 예상되는 선수다. 하지만 지난 1989년 이탈리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승리 이래 사우디전 3무3패의 열세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이 중동원정 취약점을 다시 노출함에 따라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또한 국제축구연맹(FIFA) 소집규정에 따라 경기시작 48시간 전에 합류했던 해외파가 허정무호 재임이래 좋은 모습을 선보인 적이 드물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기대이하의 모의고사 성적표를 받아든 허 감독이 과연 어떤 대책으로 사우디전에서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도하(카타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