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사이언스]지도자와경기력의상관관계

입력 2008-11-24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


1+1=α…감독머리,선수를춤추게한다…
세상에는 과학적인 방법으로 풀 수 없는 것들이 많다. 스포츠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수학의 1+1=2와 같은 정답을 찾기 힘든 경우가 허다하다. 이번 주 ‘스포츠 & 사이언스’에서 다룰 ‘지도자와 경기력의 상관관계’도 마찬가지이다. 감독이 승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연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지는 산술적으로 도출하기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다양한 프로 스포츠가 존재하는 미국에서는 통상적으로 NFL(미식축구)→ NBA(농구)→ MLB(야구)→ NHL(아이스하키) 순으로 감독이 승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 종목별 감독의 평균연봉이 대체로 이 순서와 일치한다. 경기 중간에 뽑아드는 감독의 전술 카드가 승부에 영향을 미치는 종목 순서라고 볼 수 있다. 이는 곧 감독의 연봉과도 직결되는데 그만큼 감독의 전술과 승부의 상관관계는 높다는 의미이다. 우선 문제 하나를 풀어보자. 다음 문항 중 올바른 것은 무엇일까. ① 1+1= -100 ② 1+1= 0 ③ 1+1= 2 ④ 1+1= 100 위 문제가 초등학교 산수 문제라면 정답은 3번이다. 하지만 스포츠과학, 특히 실제 스포츠 현장을 경험해 보면 ①번과 ④번이 정답이 되는 경우가 많다. 개인의 경기력이 고스란히 경기결과에 반영되지 않은 경우가 많고, 특히 단체종목에서는 개인의 경기력과 팀의 경기력은 초등학교 산수 문제처럼 답이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런 현상을 설명하는 재미있는 이론을 살펴보자. ●공식 1: 실제 생산성 = 잠재 생산성 - 집단과정의 결점으로 인한 손실 ●공식 2 : 링겔만 효과 - 혼자 밧줄을 당길 때 한 사람이 50kg의 힘을 발휘할 수 있는데, 두 사람일 때는 93%, 세 사람일 때는 85%, 여덟 명일 때는 49%만의 힘을 발휘 실제 생산성이 잠재 생산성 보다 작은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집단과정의 결점으로 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손실 원인은 동기 상실과 협력의 문제 때문이다. 동기 상실과 협력 문제는 지도자의 필요성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좋은 지도자들은 동기의 상실이나 협력의 문제를 없애거나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잠재 생산성까지 높이기 때문이다. 다음 사례들을 살펴보자. 1. 경기력 결정요인 통계분석 결과를 통한 지도자 영향력 분석 윤영길과 김원배(2004)가 축구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의 중요도 평가결과 기술(32.3%), 심리(30.3%), 전술(20.9%), 체력(16.5%) 순으로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술부분은 지도자가 담당하는 요인이고, 나머지 기술, 심리, 체력은 선수들 몫이지만 지도자가 영향을 미치는 변수이기 때문에 지도자가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은 적어도 20.9% 이상으로 추정할 수 있다. 2. 골프로 추정해 보는 지도자의 역할과 경기력 * 제이 브란자(타이거 우즈 스포츠심리 담당 박사), 우즈의 연 상금의 8%를 받는 것으로 계약 * 프로골퍼와 동행하는 전문캐디는 대개 상금의 20% 내외를 받는 것으로 계약 골프에서 하는 스포츠심리학자, 전문캐디의 역할을 구기나 대인종목에서는 지도자가 해야 한다. 이러한 것을 고려하면 지도자의 경기력에 대한 영향력을 수량화는 할 수 없지만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판단할 수 있다. 3.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레드냅(61) 감독 올해 토트넘은 새로운 전력보강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어리그에서 8경기 동안 단 1승도 하지 못하고 2무 6패를 기록했다. 성적 부진으로 라모스 감독이 사퇴하고 레드냅이 지휘봉을 잡았다. 팀은 달라졌다. 선수들은 싸움닭처럼 플레이를 했고, 이후 6경기에서 5승 1무를 기록했다. 이런 토트넘의 변화를 이끈 원인을 레드냅 감독의 긍정의 리더십(선수와의 대화를 통한 신뢰감 구축)이라고 많은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위에서 제시한 학술적 자료 및 실제 사례를 통해 지도자가 경기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확실하다. 따라서 지도자와 관련된 주제를 다룰 때 지도자가 경기력에 얼마나 중요한가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어떤 지도자가 좋은 지도자이며, 어떻게 리더십을 발전시켜야 하느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 2008년 1급 경기지도자 연수과정에 있는 지도자 82명을 대상으로 ‘코칭에서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열정 48명(51.6%), 성적 24명(25.8%), 신뢰 11명(11.8%), 전술 7명(7.5%), 기타 3명(3.3%)으로 나타났다.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열정이 있는 지도자’가 가장 많이 나왔다. 선수와 지도자 모두에서 가장 중요한 지도자의 역할로 선수에 대한 뜨거운 사랑 즉 열정을 꼽았다. 선수에 대한 열정은 지도자의 전문적인 지식, 노력으로 이끄는 가장 좋은 연료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스포츠 감독은 벤치에서 선수를 훈련시키고 경기 때는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하도록 작전을 수립하고, 경기 상황에 따라 치어리더나 스포츠심리상담사가 되기도 한다. 작전타임과 선수들을 교체하면서 경기를 유리하게 조율하는 지휘자다. 야구에서 감독이 선수들과 똑같이 유니폼을 입는 것은 경기에 감독이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영학에서는 ‘인사가 만사다’, 교육학에서는‘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다. 이런 명제는 스포츠 현장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경기력에 중요한 결정요인인 코칭의 질도 코치(지도자)의 자질을 넘지 못한다. 즉 지도자의 자질에 의해 코칭의 성패가 결정된다는 의미로 지도자의 중요성을 내포하고 있다. 피나는 훈련을 해야 하는 선수생활보다 더 어려운 게 지도자 생활이다. 어렵다는 것은 그 만큼 그 역할이 중요하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곁에 있는 지도자에게 항상 감사의 마음을 가져야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신정택 KISS 연구원 정리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