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김학범감독,전격사임배경은?

입력 2008-11-27 19: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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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명장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성남의 김학범 감독이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프로축구 성남 일화의 김학범 감독(48)은 27일 오후 5시30분 탄천종합운동장에 있는 구단 사무국 기자회견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휘봉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로써 김 감독은 2005년 1월 공식 취임한 이 후 4시즌 만에 감독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김 감독은 눈물을 참지 못하며 "불혹의 나이를 함께 했던 성남을 떠나고자 한다"고 입을 열었다. 명지대학교를 졸업한 김 감독은 1992년 국민은행 축구단 코치로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96애틀랜타올림픽 당시 대표팀 코치를 맡았던 김 감독은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을 거쳐 성남의 사령탑에 올랐다. 그동안 김 감독이 거둔 업적은 화려하다. 김 감독은 프로 데뷔 첫 시즌인 2005년에 전 시즌 리그 9위에 머물렀던 성남을 플레이오프까지 진출시켰다. 울산현대에 패해 아쉽게 챔피언의 꿈은 접어야 했지만 김 감독에게는 자신을 명장의 반열로 발돋움하게 해준 소중한 한 해였다. 적응기를 마친 김 감독은 이듬해인 2006년 물샐틈 없는 조직력을 앞세워 팀을 리그 정상으로 이끌었다. 전기리그 우승으로 일찌감치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획득한 성남은 FC서울과 수원삼성을 연거푸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당시 김 감독의 지도를 받은 우성용은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득점왕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전남드래곤즈에서 팀을 옮긴 모따도 7골로 우승에 일조했다. 김 감독은 2007시즌과 2008시즌 연거푸 우승에 실패했다. 성남은 2007시즌 리그 1위를 차지했으나 포항스틸러스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충격의 2연패를 당해 고배를 마셨다. 올 시즌에는 준플레이오프에도 오르지 못하는 부진 속에서 예상보다 빨리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계약 기간 1년을 남겨 놓고 자진사퇴한다는 점은 궁금증을 불러일으킬만 하다. 그동안 누구보다 팀에 대한 애정을 보여 왔고 내년 시즌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던 김 감독이기에 이번 결정이 더욱 의아할 수 밖에 없다. 김 감독의 갑작스런 사임 배경에는 2년 연속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실패와 구단과의 불편한 관계가 그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에도 포항에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내준 성남은 올 시즌 후반 3위로 밀려 힘겨운 싸움을 펼치다가 결국 챔피언스리그 티켓 확보에 실패했다. 아시아 정상의 꿈을 키우고 있는 성남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성적이었다. 내년 시즌까지 감독직이 보장됐던 김 감독은 "리그 막판 선수단이 무너지면서 빨리 다잡지 못했고, 이 와중에 ´이것이 내 능력이구나´라고 생각했다"면서 "모자랐던 공부를 좀 더 하고 감독직을 수행하면서 느꼈던 부분들을 재충전하고자 마음을 굳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구단과의 불편한 관계 역시 사임의 또 다른 이유로 꼽히고 있다. 그동안 축구계에서는 김 감독이 구단 고위층과 팀 운영 문제를 놓고 얼굴을 붉혔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돌았다. 특히, 김 감독은 선수 영입 문제를 놓고 구단과 마찰을 빚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에 김 감독은 "이동국과의 불화는 없었다. 감독의 의지가 없으면 영입은 안된다"며 소문을 일축했지만 곱지 않은 시선이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설에 휩싸인 성남과 김 감독은 리그 후반 들어 추락하기 시작했다. 파괴력 넘치는 공격력을 필두로 전기리그를 끝마친 성남은 후기리그에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기 시작했다. 기존 선수들과 새로 영입된 선수들간의 호흡은 시간이 지나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결국 준플레이오프 진출 실패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결국, 김 감독은 올 시즌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과 변화된 환경 속에서는 더 이상 자신의 축구를 펼치기 가 어렵다는 판단 아래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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