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에 2등은 없습니다. 우승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프로축구 성남 일화의 지휘봉을 잡은 신태용(37) 감독대행이 내년 시즌 우승을 목표로 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신태용 신임 감독대행은 1일 오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 내 구단사무실에서 가진 취임 기자회견에서 “얼떨떨하다”고 운을 뗀 뒤 “프로에는 2등이 없다. 초보 감독이지만 우승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취임일성을 밝혔다.
이어 그는 “초보감독이 우승을 넘본다고 깔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성남만의 축구색깔을 만들어 현역시절 우승 영광을 재현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신 감독대행은 명문구간 사령탑을 맡아 큰 부담감을 느끼지만 즐기겠다는 비장한 각오도 내비쳤다.
“감독을 수락할 당시 심적인 고통이 많았다. 그러나 이미 모든 것이 결정났기 때문에 즐기자는 마음으로 시작하려 한다. 현역시절 노하우도 살려 보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 감독은 K-리그 15개구단 감독 중 최연속 감독으로 탄생했기에 감독대행이라는 꼬리표는 내년 시즌 계속해서 따라 다닐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그는 “감독으로 첫 발을 떼는 단계다. 대행이란 단어에 전혀 기분 나쁘지 않다. 김호, 김정남 감독과 동등한 입장이라면 선배님들이 기분 나뻐 하실 것이다(웃음)”고 여유있는 모습도 보였다.
무엇보다 코칭스태프 구성에 대해서는 김도훈 등 주위 지인을 활용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그는 “나의 판단 하에 코치진을 구성할 것이다. 성격이 매정한 편이 아니라 나와 코드가 맡는 코치진과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신 감독대행은 팬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팬들이 부족하다는 것은 경기장을 찾을 때만다 항상 생각한 부분이었다. 따라서 내년부터는 코칭스태프 및 선수들 모두가 먼저 팬들을 찾을 것이다. 관중 없는 우승팀이기 싫다”고 강조했다.
<성남 신태용 감독과의 일문일답> Q. 감독대행이란 꼬리표가 붙었다. 계약 기간은?
A. 감독으로 첫 발을 떼는 단계다. 대행이란 단어에 전혀 기분 나쁘지 않다. 다른 구단의 감독에게 배려하는 차원이었고, 더 잘하라는 격려차원이기도 하다. 앞으로 배울 점이 많고 김호, 김정남 감독과 동등한 입장이라면 선배님들이 기분 나뻐 하실 것이다. 계약기간은 2년이다.
Q. 코치스태프는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
A. 나의 판단 하에 코치진을 구성할 것이다. 코칭스태프가 하나가 된다면, 선수들도 하나가 될 것이다. 매정한 편이 아니라서, 김도훈과 함께 하고 싶다. 앞으로 나와 코드에 맞는 코치진을 물색할 것이다.
Q. 내년시즌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A. 성남의 후반기와 준플레이오프 경기력에 많은 실망을 했다. 대폭적인 물갈이가 있을 것이다. 김학범 감독님에게 조언을 구하고 싶다.
Q. 이동국 선수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A. 취임해서 일일이 선수들의 이름을 거론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베테랑 및 신인 모두가 자신의 기량을 선보이지 못한다면 과감하게 팀을 떠나야 할 것이다.
Q. 명문 성남을 맡아 성적에 대한 부담감은 없는가?
A. 감독을 수락할 당시 심적인 고통이 많았다. 성남이 우승을 많이 한 명문이며 그 때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있었다. 하지만 이미 모든 것이 나한테 맡겨졌기 때문에 즐기자는 마음으로 시작하려 한다. 현역시절 우승했던 노하우를 살려 성남을 이끌겠다.
Q. 팬이 별로 없다는 사명감이 있을텐데.
A. 구장에 왔을 때 항상 생각한 부분이었다. 내년부터는 코칭스태프 및 선수들 모두 팬들을 먼저 찾겠다. 우리가 먼저 팬들에게 다가갈 것이다.
Q. 내년 시즌 구체적인 목표는
A. 프로는 2등이 없다. 한 번 우승에 도전해보고 싶다. 성남의 축구 색깔 뿐만 아니라 욕심이지만은 초보감독이 우승에 도전해보겠다.
Q. 내년 피스컵에 대한 구상은?
A. 내년 시즌에는 스페인에서 하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다음 피스컵에 참가하겠다.
Q. 마지막으로 각오는?
A. 아직도 얼떨떨하다. 앞으로 경기장에 성남의 노란 물결이 넘실 거릴 수 있게 노력할 것이다. 관중 없는 우승팀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진정한 챔피언으로 거듭날 것이다.
성남=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