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원의 ´조커´들이 팀 승리를 위해 출격준비를 마쳤다.
FC서울의 김승용(23)과 수원삼성의 배기종(25)이 오는 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프로축구 삼성하우젠 K-리그2008 챔피언결정 1차전을 준비하고 있다.
수도권이라는 지리적 위치와 수많은 스타선수들을 보유하며 최고의 인기구단이라는 명예로운 간판을 걸고 있는 두 팀이 정상을 놓고 격돌하자 축구계는 경기 전부터 풍성하게 흘러나오는 이야기 거리를 화제삼으며 이들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가운데 결국 승부의 향방은 후반전 투입될 ´조커´들의 활약여부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홈팀 서울은 지난 11월 30일 안방에서 치른 울산현대와의 플레이오프(4-2승)에서 1골1도움의 맹활약으로 화끈하게 전역을 신고한 김승용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김승용은 상무 제대 후 서울 소속으로 2년 만에 출장한 울산전에서 후반 23분부터 연장후반전까지 약 60분 간 활약하며 서울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끌었다.
특히 연장전반 1-1 동점 상황에서 데얀의 추가골을 도운데 이어 3-2로 쫓기던 연장후반 막판에는 승리를 확정짓는 쐐기골까지 터뜨리는 등 물오른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귀네슈 감독은 경기 후 "1골1도움의 활약은 훌륭했지만 다음 경기(수원전)에서 더욱 좋은 활약을 펼치기 위해서는 오늘 경기에서 드러난 몇 차례의 패스미스를 고쳐야 한다.
오늘 이청용(20)이 출장할 수 없었기 때문에 (훈련량이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출전명단에 포함시켰다"며 김승용에게 이청용과의 주전경쟁에서 살아남을 것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김승용은 "감독님의 지적을 잘 들었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다. 더 노력하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원정팀 수원은 후반기 K-리그의 ´신데렐라´ 배기종(25)을 활용한다.
올 시즌 전반기 K-리그에서 2경기 교체출전에 그쳤던 배기종은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주전선수들의 부상이탈로 고민에 빠진 차범근 감독(55)의 부름을 받고 2군에서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그는 고비마다 팀을 구해내는 골을 성공시키며 팀이 정규리그 1위에 오르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배기종은 2006년 연습생 신분으로 대전시티즌에 입단,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될만큼 빼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시즌 막판 이적과 관련해 부정접촉 의혹을 받고 임의탈퇴선수로 선수생명이 끝날 위기에 몰렸다.
이듬해 수원으로 이적한 배기종은 새 출발을 다짐했지만 부상에 시달리며 2군에서 남모를 눈물을 흘리던 와중에 비로소 웃을 수 있었다.
수원은 최근 부상에 신음하던 이정수(28), 하태균(23), 백지훈(23), 신영록(21) 등 부상자들이 모두 복귀, 최상의 전력으로 서울전을 준비하고 있어 배기종은 벤치에서 챔피언결정 1차전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차 감독은 기존 주전들을 선발로 내보내는 대신 후반 중반 경기흐름이 느슨해지는 흐름에 맞춰 배기종을 투입, 승부의 추를 가져온다는 계산이다.
리그 우승을 좌우할 큰 경기에 나선 경험이 전무한 2년차 K-리거라는 것이 배기종의 단점이지만, 산전수전 다 겪으며 결국 자신의 힘으로 베스트11의 한 자리를 차지한 그인만큼 조커로써의 집중력은 단연 돋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90분 내내 11명의 선수들이 한 팀을 책임질 수 없다.
더군다나 리그 우승이 걸린 경기라면 감독의 용병술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며, 조커들에게 주어진 임무의 무게도 무거울 수 밖에 없다.
김승용과 배기종이 과연 자신을 믿고 그라운드에 내보내줄 감독의 얼굴에 미소를 선사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