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챔피언´ 삼성화재가 흔들리고 있다. 삼성화재 블루팡스는 지난 7일 대전충부체육관에서 벌어진 LIG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1-3(27-29 20-25 25-22 21-25)으로 패해 2승3패, 4위의 성적으로 1라운드를 마쳤다. 삼성화재는 KEPCO45와 신협상무를 꺾었지만 현대캐피탈, 대한항공, LIG손해보험에 잇따라 패하며 프로팀을 상대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겼다. 지난 시즌 팀의 부흥을 이끌었던 외국인 선수 안젤코(28)와 최태웅(32), 여오현(30), 석진욱(32), 신선호(30) 등 삼성화재에는 지금도 쟁쟁한 선수들이 주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1라운드 동안 삼성화재가 보여준 공격력은 지난 시즌 선보였던 위력적인 모습과는 달랐다. LIG손해보험과의 홈경기를 패한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53)은 팀의 급격한 하락 요인으로 ´주축선수들의 고령화´를 꼽았다. 삼성화재 선수단 17명의 평균 연력은 27세로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장병철을 비롯해 동갑내기 석진욱, 손재홍, 최태웅 등 간판 선수들이 모두 30을 넘긴 나이다. 장병철은 현재 부상회복 속도가 더뎌 제대로 경기에 투입되지 못하고 있으며, 손재홍, 석진욱 등 대부분 선수들이 전 경기를 소화해낼 수 있는 체력이 부족하다. 또한 현격하게 떨어진 삼성화재의 선수들의 순발력과 탄력도 골칫거리다. 급격한 체력 저하로 인해 삼성화재의 자랑인 조직력과 수비력도 떨어지고 있다. 눈에 띄는 장신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님에도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 높이를 앞세운 ´라이벌´ 현대캐피탈에 전혀 뒤쳐지지 않는 기량으로 맞섰고 당당히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 시즌 삼성화재의 공격은 팀 전반적인 공격을 책임지고 있는 ´외국인 선수 안젤코에게 지나치게 의존돼 있다는 것´을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다. 안젤코는 지난 5경기 동안 139득점을 올려 득점 부문 2위를 달리고 있는 LIG손해보험의 최장신 외국인 선수 카이(95득점)과 앞도적인 격차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시즌 팀 공격의 35.1%를 책임졌던 안젤코는 올시즌 들어 팀 공격의 절반이 넘는 52.1%를 혼자서 책임지고 있지만, 그의 공격은 더 이상 ´무적´이 아니었다. 안젤코에 대한 전력분석을 충분히 하고 경기에 나선 프로팀들은 전년도 챔피언 삼성화재를 제물삼아 1승씩을 챙겼다. 삼성화재는 다양한 공격진들을 통해 공격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백업 요원의 실력이 떨어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져 있는 상태다. 안젤코의 뒤를 이어 15.3%을 기록했던 장병철의 공격 점유율은 부상 탓에 3%대로 떨어졌고, 석진욱(12.0%)과 고희진(8.9%)을 제외하고는 공격에 기여하는 선수가 없다. 더욱이 장병철과 고희진, 손재홍 등 주전 대부분이 부상에 시달리는데다 이형두와 이용택 등 젊은 선수들이 기대에 미치는 못하는 부분도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다. 신 감독은 "어린 선수들의 기량이 아직 부족하다. 팀내에 기틀을 빨리 구축해 2라운드를 분위기 반전 시점으로 삼겠다"며 ´도약의 기회를 잡고 말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세월에 장사 없다´는 말처럼 어쩌면 삼성화재의 기량이 점차적으로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분명 특유의 조직력과 견고한 수비를 갖춘 ´만년 우승후보´다. 비록 시즌 초반 출발이 좋지는 못했지만 무서운 저력을 갖고 있는 삼성화재가 노익장을 과시해 ´한국 프로배구 최강자´로서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