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구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을 차기 총재로 추대하려던 프로야구 사장단의 움직임과는 동떨어지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정치권 인사에게 총재직을 제의했으나 거절당했음이 여권 핵심 관계자의 전언으로 확인됐다. KBO 관계자가 직접 정치권에 구애의 손길을 뻗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정치인 낙하산 총재’ 파문으로 어수선한 야구계에 ‘내부의 적’ 논란까지 더해지게 됐다. 연합뉴스는 24일 여권 핵심 관계자를 인용, ‘KBO의 한 내부 인사가 한나라당 모 의원에게 총재직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박종웅 전 의원이 총재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수락하는데 부담을 느꼈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요청으로 여권이 박종웅 전 의원을 차기 KBO 총재로 앉히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야구계의 반발로 주춤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종웅 전 의원은 여권 차원에서 여전히 검토중인 카드이고, 현역 모 의원은 KBO의 누군가가 접촉했으나 거절당한 카드라는 요지다. 16일 사장단 간담회에서 옹립된 유영구 명지의료재단 이사장이 공식 추대 절차가 예정된 23일 KBO 이사회를 하루 앞두고 돌연 사퇴하자 야구계에서는 ‘정치적 외압’ 논란이 거세게 증폭됐다. 특히 이사회가 한차례 연기(18일→23일)되는 과정을 비롯해 석연치 않은 정황이 포착되자 일각에서는 ‘KBO의 정치권 로비 의혹’을 제기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의 발언을 통해 이 두 가지 모두 사실임이 뚜렷해짐에 따라 향후 KBO 후임 총재 인선을 둘러싼 논란은 야구계와 정치권 양쪽에서 일파만파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