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이 2009년 새해 한라산 등반으로 심신을 다진다.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2009년 1월 제주도에서 열릴 동계훈련에서 한라산 등반을 기획하고 있다”라며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한라산 정상 등반을 통해 선수들이 심신을 다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라고 29일 밝혔다. 2003년 올림픽대표팀이 출범하며 한라산을 2차례 등반한 적이 있지만 A대표팀이 단체로 산행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1월 10일부터 제주도에서 2주간 동계훈련을 가질 예정인 대표팀은 이 기간에 한차례 한라산에 오를 예정이다. 이에 따라 대표팀 지원스태프는 산행을 위한 등산 장비 준비에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허 감독은 “체력 훈련을 위한 등반은 아니지만 선수들에게 정상의 맛을 느껴보게 하고 싶다”라고 한라산 등반을 기획한 이유를 설명했다.
산을 오를 때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지만 인내심을 갖고 꾸준하게 오르다보면 정상에 다다를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것이다. 선수들이 한라산 백록담에 섰을 때 얻을 수 있는 정복감과 성취감이 2010년 남아공월드컵 본선 진출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또한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벗어나 대자연과 함께 숨쉬면서 훈련의 따분함을 떨쳐버릴 수 있는 등 여러 가지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게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생각이다.
허 감독은 5팀 간의 홈&어웨이로 치러지는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전과 등반을 비교했다. 그는 “월드컵 최종예선전을 치르다보면 굴곡이 있을 수 있고, 산행도 마찬가지”라며 “원정에서 사우디를 꺾긴 했지만 한번 정도 고비가 올 수 있다. 어려운 시간을 잘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기르는데 한라산 등반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산행 이외에도 가능한 많은 연습 경기를 통해 선수들의 실전감각을 높이고, 조직력을 극대화하며 2월 11일로 예정된 이란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4차전을 준비할 계획이다.
허 감독은 “실전 위주의 훈련이 될 것이고, 경기가 없는 날은 세트피스와 조직력 훈련 등을 통한 전력 업그레이드에 힘쓸 예정이다”라고 세부 훈련 내용을 공개했다. 대표팀은 1월 10일 소집돼 제주도로 이동하고 11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한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