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효석의건강365]면역력의베이스캠프‘편도선’

입력 2009-04-22 21: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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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속 면역력의 주체는 백혈구와 임파구다. 외부에서 우리 몸을 호시탐탐 노리는 세균들을 식균 작용으로 퇴치하기 때문이다. 백혈구는 경찰이 도로를 순찰하듯이 혈관을 따라 전신을 돌며 식균 작용을 하고, 임파구는 군인이 부대를 이뤄 휴전선을 지키듯이 집단으로 길목을 지킨다. 그 중에 편도선은 임파선으로써 목을 지키는 군부대와 같다. 대부분의 전염성 병원균은 물이나 공기를 통해 식도와 기도로 잠입한다. 이 때 편도선을 베이스캠프로 삼는 임파구들이 목을 지켜 더 이상 세균이 침투하지 못하도록 방어한다. 튼튼한 편도선이라면 당연히 편도선염은 물론 감기, 기관지염, 인후염, 폐렴 같은 병을 막아 주어야 한다. 이와 같은 편도선의 중요한 소임은 현대 의학 안에서 오랫동안 가볍게 여겨져 왔다. 심지어 맹장과 함께 미리 수술해 두는 것이 말썽의 소지를 없애고, 건강에도 유익하다는 의견도 있어 왔다. 그러나 병의 진행이 심한 경우, 예컨대 구개 편도의 부기가 심하여 호흡에 불편을 주는 경우라 하더라도 수술은 심사숙고해야 한다. 병균이 지나는 길목을 지키는 주력부대의 베이스캠프를 없애 버리는 것은 그야말로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다 태워 버리는 격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편도선이 붓지만 않으면 이상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나, 실제로 편도선의 건강 상태는 사람마다 각기 다르다. 점수로 말하자면 편도선이 자주 붓는 경우는 낙제점인 50점, 감기와 기관지염을 1년에 두세 차례 앓는다면 70점, 고유의 소임을 다하여 편도선염과 감기, 기관지염, 폐렴 등을 예방하면 100점이다. 어떤 사람이 편도선염을 앓고 있다면 그것은 폐렴균 등이 편도선 내에 침입하여 임파구들과 싸우고 있음을 뜻한다. 편도선이 튼튼하다면 구강(口腔)이나 비도(鼻道)에서 적을 섬멸 퇴치하여야 하는 것이다. 춘추 전국 시대에 마릉(馬陵)의 전투는 라이벌 전략가 손빈과 방연의 결전장으로 유명하다. 위(魏)나라의 방연에게 속아서 두 무릎을 잘려 걸을 수 없게 된 손빈은 제(齊)나라로 가서 장군 전기의 참모가 된다. 마침 방연이 한(韓)나라를 공격하자 한나라는 제나라에 구원을 요청한다. 이 임무를 맡은 장군 전기는 한나라로 가지 않고 손빈의 전략대로 위나라의 수도를 공격한다. 수도가 위험해지면 방연이 회군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는 계산에서였다. 예상대로 방연은 회군했고, 손빈은 후퇴하면서 날마다 밥 짓는 부뚜막 수를 줄임으로써 마치 제나라 병사들이 겁을 먹고 도망자가 속출하는 것처럼 속여서 마침내 마릉에서 매복전으로 방연을 죽였다. 뛰어난 전략가 손빈의 작전은 바로 전장으로 가지 않고 비어있는 수도를 치는 것이었다. 만일 위나라에 충분한 병력이 있어서 주력부대가 수도를 튼튼히 방비하고 있었다면 ‘마릉의 전투’이야기는 달라졌을 것이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기본이 중요하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다. 근본이 튼튼해야 한다. 즉 모든 기(氣)의 원천인 으뜸 장부(臟腑) 폐가 튼튼해야 하고, 다음으로 면역력의 베이스캠프인 편도선이 튼튼해야 나머지 모든 것들이 제 기능을 원활히 수행해서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것이다. 필자의 편강의학은 바로 이 근본원리에서 출발했기에 지금은 ‘便康’으로 쓰지만, 처음에는 ‘扁强’으로 썼다. 즉 ‘편도선을 강화한다’는 뜻이었는데 扁强이 便康으로 바뀐 사연은 차차 이야기 하겠다. 편강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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