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열아홉강윤구‘사고’제대로쳤네

입력 2009-06-27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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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 강윤구. [스포츠동아 DB]

26일 히어로즈는 두산과 LG에 서울연고지 분할보상금을 납부했다. 지금까지 이 보상금을 내지 못해 히어로즈는 2002년 이후 전신 현대 시절부터 지난해까지 7년 동안 서울에서 1차 지명을 하지 못했다.

같은 날 광주. 히어로즈가 7년 만에 1차지명한 강윤구(19·사진)가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갓 고교를 졸업한 앳된 얼굴. 그러나 야무진 표정으로 힘차게 공을 던졌다. 그리고 6이닝 동안 무안타, 탈삼진 8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KIA 타선을 압도했다.

볼넷 8개를 내줬지만 흔들림 없이 자기 공을 던지며 무안타로 6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3이닝만 더 버티면 노히트노런 대기록. 그러나 6회를 마치고 투구수가 99개에 이르자 김시진 감독은 잠시 고민 끝에 교체를 지시했다. 그리고 김 감독은 강윤구를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김 감독은 히어로즈가 시즌 초반 어려움에 빠졌을 때 “7년 동안 1차 지명을 했으면 지금쯤 1군에 3-4명은 남아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그리고 강윤구를 바라보며 “확실한 선발감이다. 팀이 어려워서 왼손 중간계투로 쓰고 있지만 자주 선발기회를 주고 싶다”며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정민태 코치도 시즌 초 강윤구를 일부러 취재진 쪽으로 데리고 와 “신인왕 후보입니다”고 인사를 시키며 자신감을 북돋아줬다.

5차례 선발 기회. 그러나 4회까지 잘 던지다가 5회만 되면 볼넷을 연거푸 내주며 강판되기 일쑤였다. 스스로 “더 열심히 해야겠어요. 5회만 되면 팔에 힘이 빠져서 제 자신에게 화나요”라며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했다. 그리고 6번째 선발. 26일 강윤구는 최고 147km의 직구에 오른손 타자 몸쪽으로 휘어 떨어지는 슬라이더가 위력을 발휘하며 김상현, 나지완, 홍세완 등 KIA 타자들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데뷔 첫 승을 거둔 강윤구는 “계속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정민태 코치님에게 가장 고맙다. 캠프도 못가서 지금 1군에 있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첫 승 할 줄 몰랐는데 계속 믿고 올려주신 감독님께 거듭 감사하다. 와인드업 후 제구가 잘 안됐는데 4회부터 셋포지션으로 던지니까 공이 원하는대로 잘 들어갔다. 계속 좋은 모습 보여서 신인왕도 해보고 싶고 포스트시즌에서도 꼭 던지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광주|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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