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포커스]시속200km목표는투수마운드‘직선타구잔혹사’

입력 2009-08-03 07: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SK 김광현이 2일 잠실 두산전에서 김현수의 직전타구에 맞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공을 던지는 왼손이라 심각하다. 김광현을 보면서 새삼 타구에 강타당하는 투수들의 부상과 위험성, 공포심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타구의 습격에 투수가 크게 다친 사례를 찾자면 우선 최상덕을 꼽을 수 있다. 태평양 시절이던 95년 6월 25일 인천 한화전에서 장종훈의 타구에 얼굴을 맞아 앞니 4개가 부러지고 잇몸이 찢어져 12바늘을 꿰매야했다. 94년 13승을 올리며 신인왕 후보까지 올랐던 그지만 95년과 96년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다 98년에서야 8승을 올렸다.

90년대 가장 빠른 직선타구를 날렸던 홈런타자 장종훈은 99년에도 뜻하지 않게 사건을 겪었다. 7월 10일 대전에서 장종훈의 타구는 쌍방울 투수 김원형의 얼굴을 강타했다. 김원형은 얼굴이 피벅범이 돼 쓰러졌다. 코뼈와 광대뼈가 골절되고 함몰되면서 10개월 가량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이밖에도 야구를 하다보면 투수가 타구에 팔이나 다리에 맞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야구란 무엇인가’의 저자 레너드 코페트는 저서에서 첫 번째 화두로 ‘두려움과의 싸움’을 꼽았다. 야구는 두려움과 싸우는 게임이라는 뜻이다.

코페트는 타자가 투구에 맞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고 타석에 서지만 투수 역시 타구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투구는 시속 150km 안팎이지만 배트에 맞은 타구는 시속 200km를 넘는다.

특히 타자들은 안타를 만들기 위해 투수를 목표점으로 타격을 한다는 점에서 투수가 오히려 타자보다 더 위험에 놓여있다는 설명이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