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1위? 전북 ‘기적의 날’ 밝았다

입력 2009-10-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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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A컵 4강 수원삼성-전북현대 경기. 전북현대의 이동국이 수원삼성의 이광현이 볼 다툼을 하고 있다. 수원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오늘 전북 vs 수원 빅뱅수원전 이기면 남은경기 상관없이 1위15년 만에 첫경사…챔프전 직행 눈앞
올 시즌 개막 전,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은 “정상권에서 싸우는 팀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수도권 빅3인 수원, 서울, 성남을 위협하는 팀이 되겠다는 각오였다. 그의 다짐은 현실이 됐다. 아니, 수도권 빅3 위에 올라섰다. 최 감독의 지략과 두꺼운 선수층,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다. 정규리그 2경기를 남긴 가운데 선두인 전북은 이제 마지막 방점을 찍는 일만 남았다.

창단 15년 된 전북이지만 그동안 정규리그 1위는 언감생심이었다. 챔피언결정전 진출조차 없었다. 지방구단의 한계 속에 중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상대가 이기기 힘든 팀’으로 변신했다. 안정된 전력을 구축하면서 정규리그 1위, 나아가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라는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다.

전북은 24일 오후 3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 삼성과 29라운드를 갖는다. 수원은 디펜딩 챔피언이자 한때 최 감독이 코치 생활을 했던 친정구단이다. 승점 53인 전북이 수원을 꺾는다면 2위 서울(49점)과의 승차를 벌리며 남은 1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1위를 확정,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다. 아울러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도 갖는다.

이번 경기에선 징계로 2경기 연속 벤치에 앉지 못했던 최 감독이 직접 지휘봉을 잡는다. 전술적인 측면에서 안정감을 줄 수 있다. 팀의 페이스도 좋다. 최근 5연승의 상승세. 5경기 동안 11골을 몰아치며 무서운 파괴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실점은 단 2점. 짠물 수비를 펼쳤다. ‘어느 팀과 만나도 자신감이 있다’는 말이 예사로 들리지 않는 이유다. 게다가 최근 수원을 상대로 1승1무를 거뒀고, 수원 원정에서 2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그래서 승산은 높은 편이다. 상승세의 중심에는 최태욱이 버티고 있다. 최근 3경기 연속 골로 물이 올랐다. 용병 브라질리아도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2골1도움)로 위협적이다. 이동국이 9월 20일 이후 골 소식이 없는데도 전북이 잘 나가는 것은 이들의 상승세 덕분이다. 최 감독은 “팀 분위기가 너무 좋다. 이런 상황에서는 선수들에게 요구하면 안 된다. 편안하게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6강 플레이오프 티켓을 놓친 수원 입장에서는 1위 확정의 제물이 된다는 것이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더구나 홈 팬들 앞에서 그런 수모를 당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다만, 수비의 핵심인 리웨이펑이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올해 우승 후보 1순위인 전북과 지난해 우승팀 수원의 자존심 대결이 주목된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수원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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