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룰 잘못 적용…재경기 하자”

입력 2009-10-29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7일 열렸던 SK-삼성전에서 심판이 룰을 잘못 적용한 것으로 확인돼 SK가 강력하게 재경기를 요청하고 나섰다. 이날 승부를 결정짓는 버저비터를 던지고 있는 삼성 레더(왼쪽). 잠실|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종료 12.7초 전 주희정 파울당한 상황…명백히 잘못된 룰 적용에 승패 갈려
프로농구 사상 초유의 재경기가 열릴 것인가.

서울 SK는 28일 한국농구연맹(KBL)에 전날 벌어진 서울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나온 심판의 잘못된 룰 적용과 관련해 재정신청을 하며 재경기를 요청했다. SK 장지탁 사무국장은 “KBL도 심판의 룰 적용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오심이 아니라 룰 적용이 잘못돼 승부가 바뀌었기 때문에 재경기를 요청한다”고 설명했다.

SK는 27일 삼성전 종료 12.7초를 남기고 아웃오브바운드 상황에서 주희정이 삼성 이정석의 파울에 넘어졌다. 볼이 코트 안으로 들어오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주희정에게 자유투 1개를 주고 SK에 공격권이 주어져야 했다. 그러나 심판진은 SK에 이정석의 파울에 대한 자유투 2개를 준 뒤 공격권은 삼성에 넘겼다. SK 코칭스태프가 강하게 항의했지만 이동인, 한규돈, 박병택 심판은 삼심합의를 통해서도 제대로 된 룰을 적용하지 못했다. 그 뒤 SK는 80-80 동점 상황에서 삼성 테렌스 레더에게 버저비터를 허용해 2점차로 패했다.

KBL은 이날 심판들의 실수가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재경기를 실시하지 않기 위한 변명만 늘어놓았다. KBL의 한 관계자는 “연맹 규약에 보면 심판 판정에 대한 것은 재정신청 사항이 아니다”며 “재경기는 전례도 없다. 게다가 이번 사항은 재경기를 요청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KBL은 지금까지 수차례 재경기 요청과 관련된 재정신청을 받았지만 한번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SK 장 국장은 “심판 판정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룰 적용을 잘못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재정신청을 했고, KBL이 적정한 절차에 따라 좋은 판단을 내려주길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NBA에서는 이보다 더 경미한 사례로도 재경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NBA에서는 2007년 12월 20일 마이애미-필라델피아전에서 마이애미 샤킬 오닐이 개인파울을 5개만 범했지만 기록원의 실수로 6개의 파울을 범한 것이 돼 퇴장당하면서 평지풍파가 일었던 적이 있다. NBA는 경기 종료 후 이 사실을 확인한 뒤 마이애미와 필라델피아가 문제가 된 시점의 잔여시간과 스코어 상태에서 다시 경기를 하도록 결정했다.

한편 KBL 재정위는 SK-삼성전 심판에 대한 징계를 내렸다. 이동인 주심 3주, 한규돈 부심 2주, 박병택 부심 5주의 출전정지와 3명 모두에게 벌금 30만원을 부과했다. 결정적 오류를 범한 심판들에게 기대치 보다 낮은 징계가 나와 이번에도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또한 KBL은 전례가 없다는 핑계로 재경기에 대한 검토조차 하지 않으려 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코트 위에서 피땀을 흘린 선수들의 노력과 그들을 향해 열광하는 관중에 대한 모독이나 다름없다. 재정 신청시 KBL 총재는 재정위원회의 조사와 심의를 거쳐 재정안을 제출토록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린다. 이제 전육 KBL 총재의 결단만이 남아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