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택-박명환>.스포츠동아DB
FA시장 철수…LG의 믿는구석
내심 눈독 들였던 프리에이전트(FA) 김태균은 바다를 건너갔다. 더 이상 추가 영입할 선수도 없다. 지난해 전력 그대로 새 시즌을 잘 꾸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최상의 시나리오는 이미 나왔다. 박명환(32)이 부활하고 박용택(30)이 올해처럼 해주는 것. 다행히 둘의 책임감은 LG가 기대하는 그 이상이다.○박명환 “용택이는 최고의 프로”
박명환과 박용택은 절친한 선후배 사이다.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상의하고 위로한다. 서로의 기량을 인정하고 때로는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박명환은 “박용택은 정말 프로다운 선수다. 정말 훈련을 열심히 하고 늘 발전하기 위해 애를 쓴다. 야구에 대한 태도가 참 진지하다”고 했다. 야구 선수라면 언제나 야구를 첫 번째 순위에 놓고 살아가야 한다는 게 박명환의 지론. 그래서 박용택 같은 후배를 더 아끼는지도 모른다. 박명환은 “용택이가 이번 시즌을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너무 서두르다 부상으로 개막 후 한 달을 쉬긴 했지만, 난 분명히 그 시간이 오히려 용택이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믿었다”고 귀띔했다.
○박용택 “명환이 형에게 힘 얻어”
박용택 역시 박명환에 대한 마음이 각별하다. 데뷔 후 최악의 성적으로 괴로워했던 지난 시즌, 자주 만나 속내를 털어놨던 사람 중 한 명이 박명환이었다. 힘겨워하는 후배를 동정하지 않으면서도 희망을 이야기하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박용택은 “사람들을 만나는 것조차 싫었던 시기였다. 하지만 명환이 형이 늘 ‘좋은 소리’를 해줘서 만나고 나면 힘을 얻었다. 그 때 형은 ‘지금의 이 시련이 앞으로 너의 선수 생활과 지도자 생활에 도움이 될 거다. 이겨내면 그만이다’라고 얘기해줬다”며 고마워했다.
○LG의 4강을 향해 ‘투타 쌍끌이’
둘 다 목표는 같다. 투타에서 LG의 4강을 이끌고 싶다는 바람이다. 박명환은 “앞으로 6∼7년은 더 LG 선수로 뛰면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했고, 박용택은 “LG 하면 박용택을 떠올릴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야구 외적으로도 할 일이 있다. 나란히 30대 초반인 둘은 팀 내에서 30대 후반의 고참과 20대 신참을 잇는 연결 고리 역할을 해야 한다. 박명환은 “성적이 좋아야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조언도 해줄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지금 용택이가 그렇듯 나도 좋은 성적을 내서 함께 팀 분위기에 일조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