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는 어떤팀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2004년 겨울 다이에를 인수했지만 ‘호크스’라는 명칭은 계승했다. 한국에서 해태가 KIA로 주인이 바뀌었어도 ‘타이거즈’인 것처럼. 그만큼 호크스가 영광의 전통을 지녔다는 반증이다.1938년 창단해 1950년 양 리그 분할 후 퍼시픽리그 우승 15회, 일본시리즈 우승 4회를 달성했다. 세이부와 함께 퍼시픽리그 양대 명문이지만 인기나 부(富)는 단연 톱이다. 리그 유일의 200만 관중 동원력을 갖췄다. 1989년 오사카에서 후쿠오카로 연고를 옮겼다. 일본 최초의 개폐식 돔구장 후쿠오카돔을 1993년 개장해 홈으로 쓰고 있다.
재정난에 처한 다이에를 사들여 소프트뱅크로 출범한 창단 첫해인 2005년 리그 1위에 올랐으나 이후 4년 연속 무관이다. 2005년마저 클라이맥스시리즈에서 2위 지바롯데에 패했기에 일본시리즈에조차 아직 나가본 적이 없다. 일본시리즈 4회 우승은 난카이-다이에 시절 2번씩 이뤄진 것이다. 2008년 왕정치(오사다하루) 감독이 자진 사임했고 아키야마가 감독에 임명돼 2009년을 3위로 마감했다. 스기우라, 노무라, 조지마 등 무수한 별을 배출했다. 현재도 스기우치, 와다, 사이토, 마하라, 마쓰나카, 고쿠보 등을 거느려 강호의 위용을 잃지 않고 있다.
손 회장의 구단주 취임을 계기로 친한(親韓) 행보가 기대됐지만 말만 무성했지 성과는 없었다. 그 벽을 이범호가 뚫은 셈이다. 한국야구사의 관점에서 보자면 1995년 임선동 스카우트 분쟁으로 시작된 악연이 비로소 매듭을 지었다는 의미도 있다.
당시 LG의 우선지명을 무시하고 호크스(당시 다이에)와 비밀계약(8년 총액 2억4600만엔)을 했던 임선동은 법정소송까지 불사해 ‘직업선택의 자유’를 쟁취했다. 그러나 임선동을 놔두면 한국선수의 일본 대량유출과 직결된다고 우려한 LG와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일본야구기구(NPB)를 움직여 다이에에 압력을 가했다. 다이에는 이에 굴복해 임선동과의 가계약 무효로 선회했고 영입 포기를 선언했다. 결국 임선동은 1997년 LG에 조건부로 입단했고, 1999년 현대로 트레이드돼 반짝 활약한 뒤 2007년 겨울 방출되자 은퇴했다.
소프트뱅크엔 김무영이라는 선수가 있다. 일본 고교로 야구유학을 가 드래프트로 입단한 케이스다. 따라서 이범호가 프로야구 출신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퍼시픽리그 넘버원 구단의 낙점을 받은 셈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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