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다이어리] “축구장서 보낸 10년… 영원한 전북의 팬”

입력 2009-12-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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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승권 홍보팀장. 스포츠동아DB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 백승권 홍보팀장(사진)은 매일 아침 전북 현대 홈페이지에 들어가고 스포츠신문을 보며 축구계 동정을 살핍니다.

10여 년 간 몸담았던 축구단을 떠난 지 벌써 3개월여. 그러나 습관은 쉬 고쳐지지 않는다고 하네요. 1986년 현대차 울산 공장 홍보팀에 입사했던 백 팀장은 1999년 축구단 발령을 받았습니다. 걱정이 컸죠. 선수출신도 아니고 취미로나 축구를 좋아했을 뿐 변변한 지식, 인맥도 없었거든요. 그러나 본래 꼼꼼한 성격의 그는 빠른 시간에 자리를 잡아갑니다.

구단 안살림을 책임지는 사무국장에서 올 초 부단장으로 승진하고 프로연맹 제도개선위원회 일원으로 참여할 만큼 업무능력도 인정받았습니다. 울산에서 전주로 온 가족이 이사 온 직후 “학교에서 애들이 경상도 사투리 쓴다고 놀린다”고 울며 집으로 왔던 두 딸 수정, 은정 양은 이제 전라도 사투리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숙녀가 됐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역시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입니다.

승 환희보다 그 과정이 더 생생합니다. 그해 여름 특급용병 영입에 공을 들여 성사직전까지 갔다가 모 구단이 거액을 베팅해 막판에 뺏겨 허탈했던 일, 겨울 율소리 훈련장에 갑자기 폭설이 내려 전 직원이 총동원돼 겨우 치웠더니 또 눈이 내려 하늘을 원망했던 일이 스쳐갑니다. 전북은 올해 첫 리그 1위를 차지했고 대망의 우승에 단 1경기만 남겨놓고 있습니다.

10년 간 한결같이 우승을 꿈꿨던 그는 9월 현대차 울산공장으로 복귀하는 바람에 그 자리에 없지만 애정만은 여전합니다. “내가 옮길 때 팀이 리그 2위였는데 내가 가니 1위를 하더라구요. 옮기길 잘했어요. 저는 평생 전북의 팬입니다. 반드시 우승했으면 좋겠어요.”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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