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탓? 롯데 이름바꾸기 바람

입력 2009-12-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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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섭-준서, 오병일-수호로 개명
이웅용은 도윤으로… 새출발 다짐


‘스즈키’일 땐 별 볼일 없었다. 그러나 ‘이치로’를 내세우자 만인이 우러러봤다. 성으로 통하는 대다수 일본인과 달리 이치로는 이름을 내세웠다. 그것도 가타가나로.

처음엔 괴짜처럼 비쳐졌지만 이치로가 압도적 성적을 내자 오히려 따라하는 선수까지 생겼다. 엄밀히 말하면 개명은 아니지만 등록명을 바꿔 팔자를 고친 대표적 케이스다. 프로야구 선수에게 이름은 하나의 브랜드이기에 더욱 중요하다.

롯데에 올 겨울 개명 열풍이 불고 있다. 유틸리티 내야수 박남섭이 박준서로 이름을 바꾼다. “예전부터 ‘남섭’이라는 이름이 안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이 이름으로 그리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것 같다. 올해만 두 번을 다쳤다. 그러자 와이프가 이름을 바꾸라고 권유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장모와 함께 작명소를 찾아 이름 몇 가지를 받았는데 아내가 ‘준서’로 낙점했다. 공교롭게도 이 이름은 드라마 가을동화 주인공의 극중 이름과 똑같아 익숙하다.

투수 오병일도 오수호로 변신한다. 오병일은 얼마 전 부모님과 절에 들렀는데 처음 본 스님이 이름을 물어 “오병일”이라고 답하자 그 자리에서 “오수호로 바꾸면 더 대성할 것”이라고 충고를 들었다. 작명소에서도 좋은 이름이라고 권해 추진하기로 했다. 2군에서 활약했지만 아직 신인왕 자격을 갖춘 오병일은 “내년엔 오수호로 신인왕에 재도전하겠다”고 했다.

경찰청 출신 신고선수로 입단한 이웅용도 이도윤으로 바꾸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외야수 손아섭(2008년까지 손광민)은 새 이름으로 2009시즌부터 활약해왔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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