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메시를 분석하라”

입력 2009-12-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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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 2분만에 골…‘메시 경계령’
모든 게 ‘메시를 위한’ 축제였다. 17일(한국시간)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에서 열린 2009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FC바르셀로나(스페인)는 북중미 챔피언 아틀란테FC(멕시코)를 3-1로 격파하고, 포항을 꺾은 에스투디안테스(아르헨티나)가 기다리고 있는 20일 결승전에 올랐다. 전반 5분 라하스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바르셀로나는 전반 35분 부스케츠의 동점골에 이어 후반 10분 메시의 역전골, 22분 페드로의 쐐기골로 역전승을 일궜다.

○부상 후유증은 없다

클럽월드컵은 오직 한 명에 모든 포커스가 집중됐다. 대회 직전 치러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 중 오른 발목을 접질리는 부상을 입은 아르헨티나의 ‘작은 거인’ 리오넬 메시의 출전 여부. 15일 바르셀로나의 첫 훈련 때만 해도 메시의 4강전 출격은 물 건너간 듯했다. 선수단과 동행했으나 부상 치료차 숙소에 머무른 까닭이었다. 또 경기 전 공식 인터뷰에서도 바르셀로나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은 “상황에 따라 출격을 결정하겠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이틀 만에 모든 상황이 바뀌었다. 메시는 이날 후반 8분 교체투입돼 4만 관중을 열광케 했다. 진가가 드러나기까지는 단 2분이 필요했다. 메시는 1-1로 맞선 후반 10분 이브라히모비치의 패스를 받은 뒤 현란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진을 헤집고 감각적인 왼발슛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왜 메시일 수밖에 없는지 여실히 드러낸 장면. 부상을 당하고 1주일 만의 화려한 ‘재림’이었다. 승부수가 적중한 과르디올라 감독도 “아직 최적의 컨디션이 아님에도 기대 이상의 플레이를 했다”고 칭찬했다.

○메시 경계령

전 세계 축구팬들에겐 더 없이 즐거운 하루였지만 포항과 한국 축구는 두 배의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세계 최강을 향한 ‘파리아스 매직’이 4강에서 꺾인 것은 물론, 메시와 직접 맞붙어 아르헨티나에 대한 ‘월드컵 예방주사’를 맞을 수 있는 기회를 죄다 놓쳤기 때문이다. 포항은 결승전이 열릴 20일 아틀란테와 대회 3∼4위전을 갖는다. 포항 선수들도 대회 참가에 앞서 “바르셀로나와의 격돌은 아시아 클럽으로선 흔치 않은 기회”라며 결승 진출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그래도 대한축구협회는 클럽 대항전에 이례적으로 기술위원을 파견해 메시의 일거수일투족을 점검했다. 협회의 한 기술위원은 “클럽에서 뛸 때 메시는 아르헨티나대표팀에서의 메시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런 차이점을 집중 점검하고 분석해 허정무호 코칭스태프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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