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구회도 “묵인 땐 공멸” 우려도
“일단 36억원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납부해야 한다.”
히어로즈의 트레이드 시도에 대해 관련 당사자인 히어로즈와 LG,두산을 제외한 나머지 5개 구단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SK 신영철 사장은 “가입금 36억원을 어떻게 써야하는지는 두 번째 문제”라며 “먼저 36억원이 KBO에 들어와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 김응룡 사장, 한화 이경재 사장도 “최종 가입금 36억원을 무조건 KBO에 먼저 납입하는 게 순서”라고 일갈했다.
구단들은 히어로즈가 15억원씩을 LG와 두산에 직접 입금했다는 얘기에도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모 지방 구단 단장은 “히어로즈가 혹시 LG에 이택근을 내주는 조건으로 받은 25억원에서 15억원을 공제한 뒤 남은 10억원으로 KBO에 잔여 가입금 6억원과 회비 4억1000만원을 입금한 게 아니냐는 생각마저 든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히어로즈측은 “유영구 KBO 총재의 지시에 따라 가입금 중 일부를 (두산과 LG에)직접 입금했고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LG 이영환 단장도 “우린 당연히 받아야할 돈을 받았다. 6월에는 세금 문제가 있어 KBO가 받으면 문제가 생긴다고 하더니 수개월 동안에 세제가 바뀐 것이냐. (여러 의혹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딱 잘라 말했다.
구단간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야구인들의 모임 일구회는 “히어로즈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비상식적으로 트레이드하는 것을 계속 방치, 묵인한다면 자칫 프로야구가 공멸할 것”이라며 우려했다. 야구팬들도 “돈을 마련하기 위해 주축선수들을 팔다보면 나중에는 팀마저 팔게 될 것”며 적잖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